[청문회 나온 재계 총수들]새해 `경영 드라이브` 누가 걸수있겠나…내우외환 경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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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국회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 출석한 대기업 총수들. 왼쪽부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대기업들이 의혹투성이 재단에 대규모 자금을 출연했다는 의혹으로 뭇매를 맞으면서 앞으로 국가 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대기업들은 그동안 쏟아진 여러 의혹과 6일 국정조사 청문회까지 겹치고, 특검 추가 조사까지 앞두면서 국내외 위상과 신뢰도 훼손이 불가피해졌다.

국가경제 견인과 재도약이 절실한 상황에서 앞으로 투자나 기업 활동에도 심각한 제약이나 위축이 예상된다. 신년 이후 진행될 그룹별 주요 사업, 경제활동도 각종 의혹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 그룹 몸 사리기로 취소 또는 축소를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삼성은 내년 초 `갤럭시S8`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배터리 발화 문제로 단종된 `갤럭시노트7` 위기와 구겨진 자존심을 되찾아야하는 절체절명 시기이지만 당장은 최순실 의혹에서 벗어나는데 사력을 다하고 있다.

오디오·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분야 글로벌기업 하만 인수절차도 내년 중반 이후 마무리 될 예정이다. 18라인 평택 반도체공장도 내년 가동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최순실 연루 의혹, 청문회, 특검이 이어지면서 기업 경영에 적지 않은 차질이 생겼다. 갤럭시노트7 발화원인도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룹 역량이 분산되고 있다.

삼성은 매년 12월 초 이뤄지던 임원 정기인사, 조직개편을 연기했다. 앞으로 진행될 특검 등에서 혹시 모를 변수를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삼성의 인사 연기는 지난 2008년 특검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언제쯤 그룹이 정상화될지 여부도 알 수 없어 내년 경제활동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최순실 사태로 비롯된 상황 변화가 너무 유동적이어서 언제쯤 그룹이 제 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면서 “늦춰진 인사도 언제 다시 진행될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롯데와 SK는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권 획득에 먹구름이 끼는 등 걱정거리가 겹쳐지고 있다.

이들 대기업은 이달 중순 면세점 추가 특허권 심사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11월 면세점 특허권 심사에서 탈락, 사업권을 상실했으나 지난 3월 기획재정부의 개선방안 발표로 재차 특허 신청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각종 의혹들이 새어 나오면서 면세점 추가선정 유력후보 지위가 무색해졌다.

특히 롯데는 신동빈 회장 등 총수 일가에 대한 횡령·배임 사건 재판도 진행 중으로, 내우외환이 겹쳐 혼란을 더하고 있다.

롯데 역시 불안정한 그룹 사정으로 연말 인사를 내년 초까지 늦추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다.

2018년까지 2만 4000명 규모 정규직 신규 채용을 단행하겠다는 그룹 차원의 약속도 흔들리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면세점 특허권 획득 여부를 도무지 장담할 수 상황”이라면서 “정규직 채용에 대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동안 악재가 지속되는 바람에 달성 여부는 미지수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보호무역이 강화로 멕시코 신공장 효과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를 사는 가운데 계속된 특검, 청문회 등으로 걱정거리를 더했다.

인사계획도 연기됐다. 지난해 12월 말 인사를 단행했지만, 올해는 언제쯤 시행할 수 있을지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 한화, LG, 한진, CJ 등 대기업도 최순실 사태 연루 의혹에 따른 이미지 훼손이 어려운 국제 정세와 얽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순실 사태 바람을 타고 일고 있는 기업지배구조 개선 주장도 대기업을 압박해 앞날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6일 청문회에서도 일부 의원들이 정치적이고 선정적인 주장으로 대기업 반감에 편승하는 질문을 내놓아 논란을 빚었다.

지난 9월 더불어민주당이 순환출자 구조 해소 내용을 담아 내놓은 공정거래법 개정안도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이 경쟁적으로 내놓을 `경제 부흥` 공약에도 대기업 위상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최순실 사태에서 심각한 이미지 타격을 입은 대기업을 정책 전면에 내세워서는 많은 표를 얻기 어렵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아직 시기가 일러 정확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대기업을 우대하는 부분은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기업의 유착을 막는 제도적 규제 장치 등도 공약에서 많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줄기차게 주장해온 경제 민주화 기조 아래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상생할 수 있는 정책들이 집중 거론될 것으로 본다”면서 “대기업을 찍어누르지는 않겠지만 중소기업 등이 더욱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중점화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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