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 기술은 머리카락 10만분의 1 굵기의 극 미세 크기를 제어하고 통제하는 첨단 기술이다.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환경공학기술(ET) 등 첨단 기술과 융합, 국가 전략사업을 혁신하는 미래 핵심기술 가운데 하나다.
정부는 2001년 나노기술종합발전계획을 수립, 2015년까지 나노기술분야에 4조5288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4위 나노 강국 반열에 올라섰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나노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는 첨단 나노 인프라를 갖춘 기관들의 역할이 컸다. 국내에는 미래창조과학부 산하에 나노종합기술원(대전)과 한국나노기술원(수원),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나노융합기술원(포항)과 나노기술집적센터(광주, 전주), 나노융합실용화센터(대구) 등 6개 나노 기관이 연구 분야별로 역할을 분담하는 형태로 설립, 운영 중이다.
국내 나노 인프라 기관 현황
`나노기술개발촉진법`이 제정되면서 나노 기술 인프라 구축이 법적 근거를 갖게 됨에 따라 이들 기관의 나노 기술 R&D 및 산업화 지원 활동에도 힘이 실렸다.
이들 기관은 2002년부터 2012년 3월까지 약 10년 동안 약 7800억원을 투자해 장비와 시설 등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들 장비는 지난해까지 누적으로 총 39만5219건이 활용됐다. 지난해에만 5만4390건이 활용되는 등 매년 활용 건수가 5만건을 상회한다.
최근에는 나노기술 상용화를 위한 중소기업 사업화 지원 서비스가 늘고 있다. 스마트 센서, 전력반도체, 인쇄 전자, 광·에너지, 나노융합소재 분야 등 서비스 분야도 다양하다.
나노융합기술 인력양성사업은 가장 대표적인 중소·중견기업 지원이다. 전국 6개 나노인프라의 최첨단 시설과 전문 인력을 활용해 특성화고 학생을 대상으로 기업 현장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나노 공정 및 측정·분석 분야 기업체 맞춤형 실습 중심 교육을 진행하는 사업이다.
나노기술이 각 산업현장에 급속히 확산되면서 기업에서는 나노분야 공정 및 측정장비를 다룰 수 있는 인력을 필요로 한다. 연구 인력뿐만 아니라 장비를 다룰 수 있는 오퍼레이터와 테크니션을 양성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특성화고 등 정규 교육과정에서는 첨단 나노 장비뿐만 아니라 전문 교육 인력이 부족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나노 분야 전문 인력 양성에 한계가 있다.
이에 시설과 장비 및 전문 인력을 보유한 6개 나노인프라 기관이 국가나노인프라협의체를 구성해 나노 기술 전문 인력 양성에 나섰다. 이 사업은 청년 일자리 창출 및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되면서 지난 2012년 정책지정과제로 추진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경기도·대전시·전라북도·광주시·대구시·경상북도·포항시 등 7개 지방자치단체 및 이들 지역 6개 지방교육청, 88개 지역 기업이 지난 2011년 첨단 나노 분야 특성화고 인력 양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범 국가적 공동 협력 사업으로 추진했다. 지자체와 지방교육청이 매칭투자 형태로 사업비를 지원했다.
지자체는 물론 지역 기업과 교육청, 학교와 학부모 호응도가 매우 높다. 지역 중소기업에 우수 인력을 지원하면서 특성화고 취업률을 크게 높여주기 때문이다. 수료생은 나노 분야 전문 인력으로 산업 현장에 곧바로 투입할 수 있을 정도로 교육한다.
수료생 취업률은 평균 90%에 육박한다. 수료율은 전체 교육 인원의 96% 수준이다.
최근 5년 성과지표
교육 첫해인 2012년에는 총 320명이 교육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94%인 301명이 수료했고, 수료생의 90%인 270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2013년에는 250명 가운데 243명(97%)이 수료했고, 210명이 취업했다. 2014년 주춤했던 수료생 취업률(81%)은 지난해 다시 91% 수준으로 높아졌다. 올해는 총 250명이 교육에 참여한 가운데 96% 이상이 수료하고, 수료생의 90% 이상이 이미 취업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동구 한국나노기술원 책임연구원은 “수료생 대부분이 기술 강소기업에 취업하는 등 높은 취업률을 기록하면서 많은 수의 지역 특성화고와 중소기업이 나노융합인력양성사업을 알고 있다”면서 “클린룸과 첨단 반도체 장비를 활용해야 하는 전문 교육환경과 현업 실무 중심 교육프로그램을 가동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업은 우수인력 수혈로 나노 관련 기업의 기술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기 지역 중소기업의 우수인력 수급난 해소에 도움을 줘 지역산업 안정화에도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 향후 특성화고 뿐만 아니라 전문대와 대학으로 대상을 확대하는 것도 가능해 첨단기술 교육 기반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대전=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