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와 곤충, 벌레 등 척추가 없는 동물이 바이러스 산실이란 사실이 밝혀졌다.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1400여 종류의 바이러스가 발견되면서 사람에게 감염되는 바이러스 기원이 무척추 동물일 것이란 연구가 나왔다.
시드니대학과 중국 질병통제센터가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집안과 주변에 사는 곤충, 벌레와 무척추 동물에서 1445가지가 넘는 바이러스가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220여종 이상 무척추 동물을 조사하기 위해 `메타 전이`라는 새로운 기법을 사용했다. 그 결과 2011년까지 발표된 바이러스 2284종의 절반이 넘는 바이러스를 새로 찾아냈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과학자는 조류, 돼지, 개 등 척추 동물에 집중했기 때문에 바이러스 발견이 늦었다”면서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먼저 가축을 검사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간 감염과 관련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곤충과 벌레에 있는 바이러스에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에드워드 홈스 교수는 “인플루엔자 같은 사람에게 감염되는 바이러스 군도 대부분 무척추 동물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무척추 동물이 지카 바이러스나 뎅기열 등을 전파할 수 있지만 극히 일부라고 설명했다. 생태계 속 곤충을 역할을 감안하면 두려워 할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다만 이번 연구에 적용했던 기술로 진드기에 물린 후 감염되는 라임병 등 새로운 질병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