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 코리아 우리가 주역]〈6〉인쇄전자서 주목받는 `e-나노 프린팅`…초미세 코팅·프린팅 뜬다

인쇄전자 시대 개막을 앞두고 전기장을 활용한 `e-나노 프린터`가 주목받고 있다. 기능성 용액을 물리적인 힘으로 밀어내지 않고 전기장으로 토출한다. 초정밀 박막 코팅과 용액 절감에 유리하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수율 향상, 전자파간섭(EMI) 차폐에도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엔젯(대표 변도영)은 전기수력학(EHD) 프린팅 기술 상용화에 성공한 중소기업이다. EHD 기술을 활용한 코팅 장비 `e-나노 코터`를 삼성전자에 대량 공급했다. 노즐과 컨트롤러를 자체 설계·제작하는 원천 기술을 갖췄다. 세계적으로 한두 개 기업이 성공한 고난도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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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젯이 양산 공급 중인 코팅 장비 `e-나노 코터`

EHD 방식을 적용한 코터는 기존 스프레이 코터와 토출 방식 자체가 다르다. 노즐 속 용액에 전기장을 가해 분해·표출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공기압이나 초음파로 용액을 분산했다. 방울(액적) 크기를 11~20마이크로미터(㎛)로 떨어뜨리는 게 한계였다. 균일한 분산도 어려웠다.

엔젯 e-나노 코터는 액적 크기를 5㎛ 이하로 줄였다. 이 제품 상용화로 대기압에서도 나노 입자 코팅이 가능해졌다. 기존에는 진공 증착 방식으로 나노 입자를 코팅했다. 진공 공정을 대기압 용액 공정으로 대체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 장비를 활용해 스마트폰 글라스 표면에 지문방지(AF) 코팅을 입혔다.

원리는 전기장이다. 기능성 용액에 나노암페어 수준의 극미량 전류를 흘린다. 용액 계면의 전하가 재배열되면서 뾰족한 모양으로 인쇄 대상체 표면으로 유도된다. 정전기가 발생하면 먼지나 머리카락이 물체 표면에 붙는 현상과 유사하다. 극미량 전류이기 때문에 용액이나 대상체 영향이 없다.

흩뿌리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노즐 구멍 크기보다도 더 미세하게 액적을 떨어뜨릴 수 있다. 물의 5만배에 이르는 고점도 물질도 코팅할 수 있다. 용액이 튀거나 흩어지지 않기 때문에 사용량 자체도 줄어든다. 고객사 평가 결과 에어 스프레이 대비 30% 용액이 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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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도영 엔젯 대표

변도영 대표는 “기능성 용액은 대부분 고가이고 1㎏당 200~300달러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면서 “이런 용액 사용을 30% 줄일 수 있다면 경제적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엔젯은 코터 외에 프린터, 디스펜서도 생산한다. EHD 방식의 노즐과 제어기가 공통으로 들어간다. e-나노 프린터는 OLED 수율을 잡는 데 일부 활용된다. 1~2㎛ 대의 미세 패턴을 인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불량 픽셀을 태워버렸지만 픽셀 별로 미세 패턴을 다시 그리면 양품으로 재생할 수 있다.

내년에는 EMI 차폐 시장에 도전한다. 스프레이 방식은 스퍼터보다 저렴하게 차폐 물질을 도포할 수 있다. 엔젯 장비를 사용하면 3차원 칩에도 균일하게 도포할 수 있다. 공기압으로 흩뿌리면 측면 도포가 어렵다. 전기장으로 물질을 유도하면 칩 측면에도 균일하게 차폐 물질을 올릴 수 있다.

엔젯 장비는 인쇄전자 시장 개화에 따라 수요가 늘 것으로 기대된다. 7단계에 이르는 반도체 진공 공정을 2단계 인쇄 용액 공정을 대체하는 게 목표다.

변 대표는 “인쇄전자는 다품종 소량 생산에 적합해 4차 산업혁명과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과거에는 모든 공정이 진공 기반이었지만 지금은 진공과 프린팅이 융합되고 있다. 진공을 용액 공정으로 대체하는 선도 위치에 있다는 게 자부심”이라고 말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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