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국제 공조를 통한 5G 서비스 상용화

이동통신 기술은 1세대 이동전화(AMPS) 방식을 개발한 벨연구소, 제2세대 시분할다중접속(TDMA) 방식 개발을 주도한 모토로라,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을 개발한 퀄컴 등 미국 기업에 의해 시작됐다. 2세대 GSM(유럽식 디지털 이동통신 방식)과 3세대 확산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시스템 개발은 노키아, 에릭슨 등 유럽 통신 기업이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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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화 측면에서 삼성전자와 일본의 NTT도코모의 기술 기여도 또한 간과할 수 없다. 현재 서비스되는 4세대 LTE-A 시스템에는 미국과 유럽, 한·중·일의 여러 기술이 결합돼 있다. 각국은 5세대(5G) 서비스 조기 실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한다. 자동차, 로봇, 사물인터넷(IoT), 의료 산업 등 다른 산업과 결합한 서비스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지난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에서 글로벌 장비 제조사들은 밀리미터파(㎜WAVE) 대역에서 개발되고 있는 고속 전송 시스템을 앞다퉈 전시했다. 5G 시스템 여러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중국의 화웨이, ZTE, 차이나모바일 및 일본의 NTT 도코모 등이 기술력을 과시했다.

우리나라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 전 단계 시스템과 서비스,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5G 상용 서비스를 각각 선보인다. 중국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겨냥한다. 국제 스포츠 행사를 기술·서비스의 쇼 케이스로 만들기 위해 한·중·일 3국은 많은 기술력과 자본을 투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평창에서 ㎜WAVE 대역 기반의 5G 서비스를 선보인다. 삼성전자와 KT가 시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26.5~28.5㎓ 대역을 시험 주파수 대역으로 선정,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표준화에 기여하기 위해 외국과 공동 연구 활성화를 추진해 왔다. 한·중 공동 연구로 채널 특성 모델링, 시스템 평가 방법론 연구를 수행한다. 초고속 이동체 연구 등을 위한 한-유럽연합(EU) 공동 연구도 지원한다.

그러나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기술 및 인력 자원 측면에서 화웨이 상하이 5G 기술 연구소에만 고급 연구 인력이 1만명 이상이다. 우리가 열세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은 2016년부터 3년 동안 2020년 시스템 상용화를 목표로 약 600억엔 규모의 산·학·연 연구개발(R&D) 과제를 총무성 주관으로 수행한다.

2017년부터 울트라 브로드밴드, 와이어리스 IoT, 차세대 지능형교통체계(ITS) 등 3개 영역의 시범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우리는 산업체, 학계의 연구 인력 전체를 가늠하더라도 외형 및 연구 노력 면에서 미진함을 알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이동통신 발전을 주도해 온 집단은 미국에서 유럽으로 바뀌었다. 이제는 한·중·일 3국이 주도할 수 있는 요건이 조성됐고, 기술에서도 많은 기여가 이뤄지고 있다.

5G 시스템 구축은 하나의 집단이나 국가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표준화 전 단계부터 국제 공조가 필요하다. 주파수와 무선 접속 표준화 기술 연구, 망 운용 기술 확보, 새로운 서비스 창출 등 전 분야에 걸쳐 협력한다면 우리가 5G 표준화에 기여할 부분이 넓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평창 동계 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중국 장비 업체와의 망 설치 운용 공조, 일본 서비스 업체와의 공동 시범 서비스도 적극 검토해 볼 시점이다.

한영남 KAIST 교수(5G포럼 운영위원장) ynhan@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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