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놀이터`는 부산 동신중학교 SW교육 특색사업 중 하나입니다. 동시에 동신중학교 SW교육 철학을 한마디로 압축해 가장 잘 드러낸 단어이기도 하죠.
동신중학교는 한 마디로 즐거운 SW교육을 추구합니다. 2016년 SW교육 선도학교 운영 주제도 `함께 만드는 즐거운 세상-꿈을 찾는 SW창의 인성교육`으로 잡고 진행했습니다. 학교 교육은 학생의 꿈을 키워주는 것이라는 교육 취지에 딱 맞는 주제입니다.
지난 16일 동신중 SW교육 현장을 찾았을 때 학생들은 `레고 마인드스톰`을 이용해 이동로봇을 설계 조립하고 있었습니다. 곧 대회가 열린다고 하네요. 몇몇 학생은 조립에 열중했고, 몇몇은 조립한 이동로봇을 스마트폰으로 조종하며 연신 PC설계도를 확인하더군요.
그 모습이 재미있어 보여 `뭘 하냐`고 했더니 그 학생은 “내가 만든 로봇이 원하는 방향대로 잘 움직이는지 시험하고 있다”고 대답합니다. 곧바로 `재미있어?`라고 물으니 “그럼요”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학생 SW자율동아리`는 동신중 SW교육 핵심입니다. 이진재, 정상기, 공민제, 송현섭…교복에 붙은 때 묻은 이름표와 달리 로봇 설계와 실험에 열중하는 동아리 회원들의 얼굴 표정은 때 묻지 않은 청년 과학자 모습이었습니다.
“정해진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재미있게 SW를 알려주려 했어요. 장난감처럼 설계 조립하는 로봇 만들기 체험, SW관련 상식퀴즈 풀이, 소규모 대회 형식 이벤트를 마련해 `재미있겠다` `나도 참여하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키려 했죠. 이러한 프로그램이 학생들에게 부담 없이 다가간 것 같습니다.” 동신중 SW교육과 학생 SW자율동아리를 이끌고 있는 이채영 정보담당 교사의 얘기입니다.
과거 동신중 컴퓨터실은 게임만 즐기는 PC방과 다름없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학생들이 인정하는 핫플레이스로 바뀌었습니다. 숙제 해결부터 간단한 SW설계, 드론 조정, 아두이노 작품 제작 등 다양한 SW활동으로 컴퓨터실은 늘 북적입니다.
동신중은 2015년에 첫 SW교육 선도학교로 선정됐고, 그해 말 평가에서 전국 10개 SW교육 선도 최우수 학교에 뽑혔습니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SW교육 프로그램, 국어·도덕·수학 등 타 교과목과 연계한 SW교육, SW자율동아리 등 창의적 체험 활동, 자녀와 함께 하는 학부모SW 교실 등은 동신중 SW교육의 성과이자 우수사례입니다.
하지만 동신중의 SW놀이터와 SW교육이 계속 이어질지 알 수 없습니다. SW교육 선도학교 사업을 이끌어 온 이채영 교사가 공립학교 특성상 내년에는 다른 학교로 옮기기 때문입니다. 이를 대체할 정보담당 교사가 동신중에 배치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합니다. 부산, 울산, 경남 지역에서는 수년째 정보담당 교사 충원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채영 교사는 “2년 동안 SW교육의 싹을 틔웠고 동아리반 학생들과 정도 많이 들었는데 내년부터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니 안타깝다. 동신중 SW놀이터가 학생들의 꿈을 키우는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부와 교육청이 보다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