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리퍼(refurbish)폰을 앞세워 신흥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리퍼폰은 결함이 발생한 스마트폰 부품을 교체해 새로 조립하거나 운반 중 실수로 생긴 흠집을 보완한 제품이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리코드는 애플이 리퍼 아이폰 판매로 신흥 시장 공략이 가능해지고, 출하량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이달 초 온라인에서 리퍼 아이폰 판매를 시작했다. 리코드는 “아이폰을 구매하는 것이 자동차를 구매하는 것과 맞먹을 정도로 아이폰 가격이 많이 올랐다”면서 “이 때문에 애플이 리퍼폰을 내놓은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리코드는 “애플이 미국에서 시작한 리퍼 아이폰 판매를 해외 시장으로 확대해 갈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이 판매하는 리퍼폰은 아이폰6S와 아이폰6S플러스다. 새 제품보다 15% 이상 저렴하게 판매한다. 아이폰6S 16GB 리퍼 모델은 새 제품보다 200달러 저렴하다. 애플은 1년에 한 번씩 아이폰을 발표한다. 100만원에 육박하는 프리미엄 제품만 내놓는다. 아이폰SE처럼 보급형 모델을 내놓는 경우는 드물다.
애플 리퍼폰이 세계에서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인도에서 팔릴 지도 관심이다. 인도는 자국산 부품 규정을 내세워 애플 리퍼폰 판매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현재 애플의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분기 기준 3%를 밑돈다. 업체 순위는 5위권 안에도 들지 못한다. 애플이 인도 등 신흥국가를 공략하지 못하는 이유는 비싼 가격 때문이다. 인도 등은 저가폰을 앞세운 현지 업체와 중국 제조사 약진이 돋보이는 시장이다. 저렴한 리퍼 아이폰이 신흥시장을 공략할 조커가 될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까닭이다.
리코드는 작년 9월 선보인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에 주목했다. 매월 3만원가량을 내고 쓰던 아이폰을 반납하는 조건으로 1년마다 새 아이폰으로 교체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용자의 아이폰 교체주기가 기존보다 짧아지면서 2008년 이후 손대지 않았던 리퍼폰 시장에 다시 뛰어들었다는 분석이다. 리코드는 “많은 전문가들은 애플이 신흥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에 대해 궁금해 했는데, 리퍼폰 판매로 답을 한 거 같다”고 전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