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한방울과 USB만 있으면 HIV 검사 `뚝딱`”

인체면역결핍 바이러스(HIV) 감염 검사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엔가젯은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팀이 소량 혈액으로 HIV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이동식저장장치(USB)를 개발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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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팀이 DNA 일렉트로닉의 도움을 받아 개발한 HIV 검사 USB 일부 모습. 출처=엔가젯

HIV는 에이즈를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다. HIV에 감염된 사람중 50%가 10년 내에 에이즈 환자가 되고, 15년이 지나면 약 75%가 에이즈를 앓는다고 알려져 있다. HIV 감염자와 성관계를 갖거나 감연자가 사용한 주사바늘을 이용해 혈액을 수혈할 경우 감염 가능성이 높다.

연구팀이 의료기기 회사 DNA 일렉트로닉의 도움을 받아 개발한 USB는 사람 혈액을 떨어뜨려 HIV 감염 여부 측정한 후 컴퓨터로 결과값을 전송한다. 1000개 임상 샘플 검사에서 95% 정확도를 나타냈으며, 최종 결과값을 얻는데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20분 정도였다. HIV 감염 여부 외에 환자가 약물 복용을 중단했는지도 검사 결과로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 HIV·에이즈 신고현황에 따르면, 국내에서 작년 말까지 집계된 HIV 감염인과 에이즈 환자수는 1만502명이었다. 1985년 국내 첫 감염인이 나온 이후 1990년대 매년 100여명 신규 감염인이 발생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매년 1000명 안팎의 감염인 신고가 접수되고 있는 추세다. 익명성을 보장할 수 있는 이번 기술 개발이 HIV 감염과 에이즈 확산을 막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국내에서는 서울시가 지난해 3월 에이즈를 20분 만에 검사하는 `HIV 신속검사법`을 도입한 바 있다. 손가락 끝 피 한 방울로 약 20분 만에 결과를 얻을 수 있으며, 서울 시내 모든 보건소에서 무료 검사가 가능하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