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샤오미 존재감은 더 이상 신생 브랜드 수준이 아니다. 스마트폰 제조사로 출발한 샤오미는 전기 세단 SU7 출시 이후 자동차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 잡으며 중국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경쟁 공식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차량 자체의 성능만이 아니다. 샤오미가 자동차를 판매하고 소비자와 소통하는 방식이 기존 완성차 업체들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이다.
대표 사례가 샤오미 최고경영자(CEO) 레이쥔의 라이브 방송이다. 레이쥔은 차량을 직접 분해하고 안전 전문가와 함께 도장 품질, 차체 구조, 충돌 안전 설계, 배터리 안정성 등을 설명하며 소비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했다. 일반적인 자동차 광고나 시승 행사와 달리 제품의 내부 구조와 설계 철학을 공개적으로 해설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접근은 샤오미의 기업 정체성과도 맞닿아 있다. 샤오미는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사업을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제품의 사양과 구조를 상세하게 설명하며 충성 고객층을 확보해 왔다. 자동차 사업에서도 같은 전략을 적용하고 있다.
그 결과 SU7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하나의 디지털 제품으로 소비된다. 소비자들은 차량의 주행 성능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기능, 운용체계, 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배터리 기술, 차량 내 인공지능 기능까지 함께 평가한다. 특히 젊은 소비자층에게 자동차는 기계공학의 산물이면서 동시에 스마트 디바이스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 자동차 산업 전반의 경쟁 방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과거에는 브랜드 역사와 엔진 성능, 광고 캠페인이 판매를 좌우했다면 이제는 설계 철학, 기술 구조, 소프트웨어 역량, 창업자의 스토리텔링 능력까지 경쟁 요소가 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는 신차 출시와 동시에 온라인 평가가 시작된다. 소비자 반응은 실시간으로 확산되고 브랜드 평판 역시 빠르게 형성된다. 이 때문에 최고경영자의 라이브 방송은 단순한 마케팅 이벤트가 아니라 신뢰 구축 수단이자 위기관리 채널, 나아가 판매 플랫폼 역할까지 수행한다.
한국 자동차 업계가 주목해야 할 부분 역시 여기에 있다. 중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은 단순히 가격이나 생산 능력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소비자가 제품을 이해하고 신뢰하도록 만드는 설명 능력 그리고 그 과정을 콘텐츠로 전환하는 역량이 중요한 경쟁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지금 콘텐츠 산업의 문법을 흡수하고 있다.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제품의 가치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설명하고 소비자와 얼마나 긴밀하게 소통하느냐가 시장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샤오미 사례는 자동차가 더 이상 도로 위에서만 경쟁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오늘날 자동차는 스마트폰 화면과 라이브 방송, 소셜미디어 피드 위에서도 경쟁하고 있다.
※전자신문과 36케이알이 공동 기획한 기사입니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