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대기시간은 이용자가 꼽는 대표적 불편사항 중 하나다. 들뜬 마음으로 공항에 도착해도 1시간 넘게 기다리다보면 기분이 상하이 일쑤다. 인천공항이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이런 불편함을 없앨 수 있는 시도에 나선다.
인천공항은 이용객(여객) 체크인 카운터나 출국장에서 이용객 대기 시간을 분석, 최적의 경로를 찾는 실험을 시작한다. IoT 기술로 인천 공항을 스마트 공항으로 탈바꿈하려는 시도다.
와이파이 기반 IoT 시스템이 핵심이다. 여객 위치와 대기 인원, 대기 시간을 분석한다. 인천공항 곳곳에 설치된 와이파이 접속지점(AP)이 이용자 스마트폰을 통해 위치 정보를 수집한다. 지역별로 몇 명이 모여 있고 특정 장소에서 얼마나 기다리는지를 분석한다. 위치 추적을 통해 이용자 경로를 파악해 가장 빠른 이동 경로를 찾는 게 목표다.
인천공항 이용객 수는 연간 5000만명에 달한다. 하루에만 20만명 가까운 사람이 찾는다. 체크인 카운터나 출국 심사구역에 사람이 몰려들기 일쑤다. 출국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이유다. 인천공항 대기 시간은 평균 45분 정도다.
인천공항 시범사업은 여객 대기 시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시도다. 이용객이 공항 내 와이파이 등을 자주 이용한다는 점에서 착안, 가장 적합한 동선 추적 환경을 조성키로 했다. 이용자는 별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공항은 이미 구축한 와이파이 환경을 활용한다. 비콘 등 추가 하드웨어를 설치하지 않아 IoT 환경 구축비용도 줄어들 전망이다.
여객 위치와 동선 정보가 수집·분석되면 최적 경로를 찾아 이용자에게 푸시 형태로 정보를 전달한다. 스마트폰으로 받은 정보를 활용해 빠른 탑승이 가능해진다. 시범사업으로 실제 적용 여부는 테스트 결과가 나오면 결정될 전망이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내년 초에는 시범사업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본 사업 여부를 가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범사업 시스템 구축은 시스코코리아가 맡았다. 시스코는 와이파이 외에도 지구자기장(지자기) 센서를 이용한 위치기반서비스(LBS) 기술도 제안했다. KAIST와 공동으로 개발한 기술이다. 지구를 둘러싼 자기장 왜곡 현상을 감지해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정확한 실내 위치를 측정하는데 적합하다. 사용자가 새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하는 것은 부담이다.
공항 관계자는 “이용객 한명이 1년에 다섯 번 정도 방문한다”며 “애플리케이션 설치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범사업인 점을 감안하면 기능 테스트 가능성은 열려있다.
한국사물인터넷협회 관계자는 “인천공항 시범사업 설명회 때 많은 사업자가 관심을 보였다”면서 “와이파이 기반 IoT 시스템이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만큼 인천공항 사업에 업계 이목이 집중됐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이용객 추이
자료 : 한국공항공사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