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지(FoWLP) 기술 상용화는 대만 TSMC가 삼성보다 한발 빨리 움직였다. 삼성은 반전의 카드로 팬아웃패널레벨패키지(FoPLP) 기술을 꺼내들었다. 삼성전자와 삼성전기가 이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FoPLP는 동그란 지지 기판 위에 가공된 웨이퍼를 올려놓고 패키지 작업을 하는 FoWLP에 비해 버리는 면적이 더 적다. FoWLP는 15% 기판을 버리지만 FoPLP는 버리는 면적이 5%에 불과하다. 이 덕에 더 저렴한 원가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 삼성의 설명이다.
생산성도 높다. 30×30㎜ 면적의 칩 패키지를 뽑아낸다고 가정했을 때 300㎜ WLP 공정은 한 번에 58개의 칩을 얻는다. PLP 공정(400×500㎜)은 208개의 칩을 얻을 수 있다.
강사윤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패키지 개발팀장(전무)은 10일 “패키지 기술의 가치는 단순히 비용만 낮추는 것이 아니라 더 얇고 더 작은 크기로 적은 비용과 높은 품질을 구현할 때 발현된다”면서 “삼성전자는 지난 30년 경험을 토대로 이 분야에서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기는 지난 7월 FoPLP 양산 라인 구축을 위해 2640억원을 투자한다고 공시했다. 최근 이뤄진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이르면 내년 2분기 중에 FoPLP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면서 “내년은 PLP 사업 원년으로, 3년 안에 현재 통신 모듈 사업 수준으로 매출을 끌어올리겠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EMI 차폐 분야에선 금속 차폐재를 씌우는 스퍼터링 방식 대신 잉크 형태의 차폐재를 사용하는 스프레이 방식을 개발하고 있다. 잉크 차폐재를 사용하면 스퍼터 방식에 비해 전체 공정 원가를 낮출 수 있다. 관련 스프레이 장비 기술은 한국 프로텍과 미국 아심템이 보유하고 있다.
잉크 차폐재가 핵심이다. 재료 개발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한화케미칼과 잉크 형태의 EMI 차폐재를 개발하고 있다. 내년 완료가 목표다. SK하이닉스는 엔트리움, 덕산하이메탈과 잉크 차폐재를 개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잉크 차폐재는 스퍼터 방식과 비교해 원가가 저렴하지만 질 좋은 잉크 차폐재 개발이 난제로 여겨지고 있다”면서 “기술 개발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스프레이 방식의 자체 EMI 차폐 기술 개발은 메모리 물량이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외주로 소화하는 것보단 내재화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