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자동차 전장용 반도체, 세계 시장 진출

국내 중소기업이 만든 자동차 전장용 반도체가 세계 시장에 진출한다.

아이케이세미콘(대표 윤경덕)은 퓨처일렉트로닉스와 판매대행 계약을 맺었다고 1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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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케이세미콘이 개발한 알터네이터용 반도체(가운데 칩)

퓨처일렉트로닉스는 글로벌 반도체 유통회사다. 전 세계 50여 개국에 169개 지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매출 규모는 50억달러에 달한다.

계약 기간은 5년으로 두 회사 이견이 없는 한 자동 갱신된다.

아이케이세미콘은 이번 계약으로 글로벌 유통망을 확보했다. 세계 시장에 자사 제품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퓨처일렉트로닉스가 판매할 제품은 자동차 전장용 반도체다. 알터네이터(Alternator)와 사이드 미러에 들어간다. 주문형(ASIC)으로 맞춤 제작된다.

알터네이터용 반도체는 자동차 배터리 전압을 확인해 충전을 돕는 역할을 한다. GM자동차에 2년 전부터 납품하고 있다.

사이드 미러용은 모터 드라이브 반도체다. 사이드 미러를 접고 펴는 모터에 탑재된다. 모터가 과부하 되지 않게 제어한다. 자칫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에 공급한다.

판매대행은 퓨처일렉트로닉스에서 먼저 제안했다. 아이케이세미콘 반도체 품질과 신뢰성을 높이 샀다. 자동차 전장용 반도체가 전체 차량가격의 약 30% 이상을 차지하면서 비중이 커지는 점도 고려됐다.

자동차 전장용 반도체 특성상 오랜 검증 기간이 필요하고 신뢰성이 확보돼야 하는 등 납품까지 절차가 까다롭다고 아이케이세미콘 측은 설명했다. 전장용 반도체 대부분이 수입에 의존하는 이유기도 하다.

왕진영 퓨처일렉트로닉스 한국지사장은 “아이케이세미콘에 계약을 제안하기 전에 다각적인 검토가 있었다”면서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이 기술력”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장용 주문형반도체(ASIC)는 생명과 직결되는 특성상 PC나 휴대폰 등에 탑재되는 일반 반도체보다 안정성과 내구성이 높아야 한다. 제품개발과 AEC-Q100 인증에만 적어도 2년 이상 소요된다. 제조사 실차 검증까지 마치려면 빨라야 3~4년이 걸린다.

아이케이세미콘은 이 외에 올초 HID 안정기용 반도체 개발을 마치고 AEC-Q100도 받았다. 자동차 배터리용 다기능 전압조정기(MFR) 반도체와 능동제어 기반 자동차 교류발전기용 정류기 반도체도 개발 중이다.

김홍진 아이케이세미콘 상무는 “세계적인 기업이 한국 중소기업과 판매대행 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아이케이세미콘의 검증된 반도체와 퓨처일렉트로닉스가 가진 글로벌 유통망을 결합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구로/성수/인천)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