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등 주요국이 특수 내진용 철근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진에 대비해 내진 특성을 가진 고강도 철근 적용을 확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이 7일 발간한 `내진 철근 개발을 통한 사회 안전 확보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미국은 지진에 대비해 최대 900강도(MPa)급 고강도 철근을 생산·공급했다. 일본은 685·785·985강도 일반 철근과 590·685강도 특수 내진용 철근을 시중에 풀었다. 미국 또한 690·830강도 철근을 개발해 고강도 철근 적용 콘크리트 건물 연구를 수행했다.
우리나라는 일본, 미국에 비하면 특수 내진 철근 공급이 미약하다. 400·500강도 내진 철근을 상용화했지만 600강도 특수 내진 철근 제품은 아직 시제품을 제작한 수준이다. 일반 철근은 400강도에서 500강도 사이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2014년도 우리나라 일반 철근 생산 강종별 비율은 400강도 65.76%, 500강도 17.26%, 600강도 6.99%다. 지금은 500강도 제품으로 많이 대체됐다는 분석이다.
향후 내진 특성을 지닌 고강도 철근 수요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장웅성 KEIT 금속재료 PD는 “철근 강도가 올라가면 사용하는 철근 개수도 적어져 효율적인 내진 설계가 가능하다”면서 “향후 우리나라도 내진 특성을 지닌 고강도 철근 사용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철근 시장을 공략하는 저가 중국산 공세가 심하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에 따르면, 올해 11월 현재 철근 국가표준(KS)인증 50개 업체 중 19개 업체가 중국 업체다. 지난 9월 45개 업체 중 16개 업체가 중국 업체였던 것보다 더 늘어난 셈이다. 중국 철강 업체는 지난 9월 KS인증 규정을 악용해 인증 받지 않은 철근을 유통시키는 등 집요하게 우리나라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특수 내진 철근 기술 개발로 고품질 철근 적용 확대를 위한 토대를 닦아야 한다는 제언이다. 특수 내진 철근이 우리나라 철강업계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 표준 획득을 위한 정부 지원, 새로운 철근 기술 개발을 위한 설계·시공 기준 마련, 특수 내진 철근 개발 지속 연구 지원 등을 대안으로 제시된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