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자본잠식 해소를 위해 4조2000억원 범위 내에서 최대한 자본확충을 하기로 채권단과 합의했다고 1일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간담회를 열어 이처럼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정상화방안에서 나왔던 2조원을 상회하는 규모의 자본확충을 해서 재무상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최대한 신속히 마무리해 내년 3월 이내 주식거래가 재개될 여건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구체적 자본확충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산은에서는 지난해 계획한 2조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산은은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과 내부 절차를 거쳐 구체적 계획을 제시할 계획이다. 자본확충에 앞서 산은은 보유주식 약 6000만주를 전액 소각 처리했다.
이 회장은 “자본확충은 회사의 자구계획 이행과 노사의 극한 고통분담이 전제돼야 한다”며 “인력감축 규모를 늘리고 시기를 앞당기는 한편 자산 매각도 2017년에 마무리하려면 노사의 고통 분담과 폭넓은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채권단은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대우조선을 반드시 정상기업으로 연착륙시키겠다”고 덧붙였다.
구조조정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회장은 “고임금체계와 인력규모·구조 등을 근본적으로 개편 중”이라며 “자산 매각까지 완료하고 해양플랜트 인도도 마치면 2017년부터는 과거와 완전히 단절된 조선 사업을 영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대우조선 자본확충이 마무리되는 대로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시장의 여건이 중요하지만, 조선업 발전과 경쟁력 강화라는 차원에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8년까지 모든 자회사를 정리하고 서울 본사도 매각할 것”이라며 “1400여명의 명예퇴직을 마무리해 연내 1만명 미만, 2017년 8천500명 미만으로 인력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이런 방침에 강하게 반발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이날 산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설비와 인력을 대대적으로 감축하겠다는 방안은 조선산업을 살리고 육성하는 방안이 아니라 사양산업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과 같다”며 “경쟁력이 있고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조선업 생태구조를 파괴하겠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