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사철 무더운 중동 두바이에는 아이스크림 자판기가 있다. 동전을 넣고 버튼을 누르면 100g가량의 시원한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컵에 담겨 나온다. 두바이에서 인기몰이 중인 세계 유일 아이스크림 자판기는 인천시 검단에 위치한 냉동 전문기업 아이스트로(대표 유세훈) 제품이다.
아이스크림 자판기는 자판기 천국이라 불리는 일본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기술 구현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무인 아이스크림 자판기는 우선 반고체 상태인 아이스크림 정량을 담는 기술이 요구된다. 여기에 유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신선도 유지와 같은 위생 기술을 동시에 구현해야 한다. 미국 테일러(Taylor) 등 글로벌 아이스크림 기계 제조사도 제품 개발에 나섰지만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30년 이상 냉동사업에 집중해온 아이스트로는 5년의 연구개발을 거쳐 2013년 무인 아이스크림 자판기(제품명 ISIV-273SHC) 개발에 성공했다. 제품 안정화를 거쳐 2014년 유럽, 싱가포르, 두바이 등을 중심으로 수출을 시작했다. 아이스트로는 아이스크림 자판기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지만 향후 아이스크림 시장 트렌드를 바꿀 핵심 기술을 선점한 것으로 평가한다.
박형채 아이스트로 전략 본부장은 “냉동 시장에서 자체 브랜드로 세계 1등 제품을 만들자는 목표로 일군 성과”라면서 “다수 해외 전시회에서 호평을 받았고 유사 제품이 등장하는 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10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글로벌 아이스크림 기계 제조사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자체 기술로 이룬 성과다.
아이스트로는 자체 개발한 아이스크림 자판기 기술을 보호하고자 `자동 제빙기의 제어 장치 및 방법` 등 요소 기술 14건을 특허 등록했다.
박 본부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후발주자가 선두기업과 경쟁하는 데에는 특허가 가장 큰 무기”라면서 “특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아이스트로는 2년 전 불필요한 특허는 과감하게 정리하는 등 기술·재산적 가치를 따져 핵심 특허를 선별 관리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기술 모방에서 벗어나 기술 개발을 선도하는 위치로 전환하는 공격적 특허경영에 나선 것이다.
아이스크림 자판기 출시가 바로 그 출발점이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아이스트로는 지난해 390억원 매출을 기록한 가운데 해외 74개국에 제품을 공급한다. 수출액이 100억원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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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욱 IP노믹스 기자 wo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