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 삼성반도체와 잉크 EMI 차폐재 공동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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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7에는 EMI 차폐 공정이 적용된 RF칩, 낸드플래시 메모리 등이 탑재돼 있다.

한화케미칼이 잉크 형태의 전자파간섭(EMI) 차폐재를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와 공동 개발한다. EMI 차폐는 반도체 후공정 기술이다. 신재료 개발에 성공하면 관련 분야에서 상당한 매출 발생 효과가 기대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은 삼성전자와 잉크 형태의 EMI 차폐재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부터 개발, 내년 완료가 목표다. 삼성전자는 기술 개발이 완료되면 스프레이 방식의 EMI 차폐 관련 후공정 프로세스를 전면 도입할 계획이다.

EMI 차폐 기술은 전자파 간섭으로 인한 예상치 않은 이상 작동을 방지한다. 애플은 주요 반도체 부품의 전자파 간섭을 줄이기 위해 이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애플 워치에 탑재된 칩 패키지 `S` 시리즈, 아이폰7에 내장된 무선주파수(RF) 칩과 낸드플래시 메모리에 EMI 차폐 기술이 적용됐다. EMI 차폐를 하면 전자파 간섭이 줄거나 없어지는 덕에 칩 간 실장 거리를 줄일 수 있다.

대만 ASE 등 주요 반도체 패키징 업체는 초박형 금속 차폐재를 씌우는 스퍼터 장비로 이 공정을 수행했다. 스퍼터는 재료에 물리력을 가해서 대상 표면에 박막을 고르게 증착시키는 장비다.

잉크 차폐재를 쓰는 스프레이 장비는 스퍼터보다 저렴하다. 스퍼터 장비는 핸들러 등을 포함한 한 세트가 약 50억원이지만 스프레이 장비는 7억~8억원이면 구매할 수 있다. 스퍼터 재료와 비교하면 잉크 값이 저렴, 공정비도 줄어든다.

애플은 아이폰5 시리즈부터 낸드플래시 패키지에 EMI 차폐 기술을 적용할 것을 요구해 왔다. 삼성전자는 이 기술에 대응하지 않았고, 아이폰5 이후로 낸드플래시 공급을 끊었다. 그러나 아이폰7에는 삼성전자가 외주 업체에 EMI 차폐를 맡기면서 공급을 재개했다. 스프레이 장비와 잉크 재료가 개발되면 직접 차폐 작업을 하겠다는 것이 삼성전자가 세운 목표다.

다만 스프레이 방식은 기술 난도가 높다. 스프레이 방식으로 EMI 차폐 공정을 상용화한 사례는 아직 없다. 장비보단 재료 개발이 시급하다. 액체를 활용하는 ?(WET) 공정이어서 기존의 드라이 방식보다 핸들링이 까다롭다. 패키지 위 10마이크로미터(㎛) 이하로 두께를 균일하게 형성해야 하는데 공정 횟수가 늘어날 경우 균일도를 유지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요구한 재료 사양을 한화케미칼이 맞추느냐가 상용화의 관건이 될 것”이라면서 “실패한다면 스퍼터링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고객사와 신규 기술 개발 관련 정보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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