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에 외국인 팔자 멍든 증시…반기문주 폭락 문재인주 급등

이틀째 계속된 외국인 매도세에 `최순실 게이트`까지 겹치면서 26일 주식시장은 25P 가까운 낙폭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가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전날 국제 유가가 50달러 아래로 떨어졌고 달러 대비 파운드화가 급락하는 등 대외 여건 부진까지 이어졌다. 여기에 국내 정치 이슈가 터지면서 투자자 반응도 차가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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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이날 증시는 장중 30P 이상 빠지면서 지수 2000선을 위협하기도 했지만 장 후반 기관이 매수에 나서면서 23.28P(1.14%) 하락한 2013.89로 마감했다. 거래량도 늘어 일주일만에 3억주를 회복했다.

A증권사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떨어지고 파운드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이 대외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면서 “대형 정치 게이트까지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이 현금 보유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밝혔다.

B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정치가 예측불허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외국인이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배구조 이슈로 주가가 올랐던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는 2% 가까이 빠졌으며, 그동안 상승폭이 컸던 대형 경기민감주도 일제히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가 하락하자 투자자들이 경기민감주에 대한 차익실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은행·증권 등 금융주를 비롯해 철강금속, 기계, 건설, 운송장비 등의 낙폭이 컸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정치인 테마주가 크게 출렁였다.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관련주는 폭락한 반면에 문재인, 안철수, 유승민 관련주는 일제히 상승해 대조를 이뤘다.

반기문 사무총장 외조카가 대표를 맡고 있는 지엔코는 장중 20% 이상 폭락했으며 성문전자, 씨씨에스, 광림 등도 10% 이상 떨어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의혹 해명에도 비난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유력 후보군인 반 총장에게로 불똥이 튄 것이다.

반면 비박계인 유승민 의원과 김무성 의원 관련주는 종목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유승민주로 분류되는 대신정보통신은 장중 상한가에 오르기도 했지만 형지엘리트는 장 후반 마이너스로 마감했다. 김무성주인 디지틀조선과 엔케이는 올랐지만 사돈기업인 유유제약 주가는 빠졌다.

야당에서는 문재인 테마주가 급등했다. 현 정국에서 가장 이득이 예상되는 후보가 문재인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대표 종목인 우리들제약과 우리들휴브레인은 10% 이상, 바른손은 상한가에 근접했다.

안철수 의원 관련주도 약진했다. 안 의원이 대주주로 있는 안랩과 써니전자, 다믈멀티미디어 등은 소폭이라도 모두 상승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유력 정치인에 따른 테마주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라며 “하지만 정치인 테마주가 대부분 루머에 따라 형성되는 사례가 많아 투자에는 주의를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정치인 테마주 10월 26일 주가 흐름 (자료:한국거래소)>

 정치인 테마주 10월 26일 주가 흐름  (자료:한국거래소)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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