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기업 윈윈···모바일 앱 시장에 ‘C2C 전략’ 뜬다
정보 과잉 시대, 기업들 사이 일명 ‘C2C(Curating contents to Commerce)전략’이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C2C 전략이란 전문가에 의해 선별된 정보나 콘텐츠에 특정 가치를 담은 큐레이션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제안하고 이를 상품 혹은 서비스 구매까지 연결시키는 방식을 뜻한다. 소비자는 정보 과잉 환경에서 결정 장애로 인한 피로를 덜고, 기업은 자사 상품을 설득력 있게 어필해 보다 효과적인 매출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최근 가장 경쟁이 치열한 분야로 꼽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도 C2C 전략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위치기반 통합 O2O 커머스 앱 ‘얍(YAP)’
위치기반 통합 O2O 커머스 앱 ‘얍(YAP)’은 최근 전면적인 UI, UX 및 콘텐츠 개편을 실시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맛집과 여행, 쇼핑 콘텐츠를 큐레이션 한 ‘EAT, PLAY, GET’ 테마의 ‘Pick’ 카테고리. 앱 구동 시 메인 화면에 가장 먼저 나타나는 이 카테고리에서는 전문 에디터가 작성한 매거진 형태의 큐레이션 콘텐츠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가령 맛집 콘텐츠의 경우, ‘찬바람 불면 생각나는 따뜻한 국물요리를 만날 수 있는 식당들’, ‘고독의 계절을 즐기는 법, 혼술·혼밥 맛집들’과 같이 에디터가 시즌과 트렌드에 부합하는 주제를 제시하고 그에 맞는 콘텐츠들을 큐레이팅해 소개하는 식이다. 중간 중간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만한 인기 할인쿠폰(맛집, 레저, 호텔·숙박 등)을 모아 보여 줌으로써 자연스럽게 커머스 경험까지 유도한다. 결정장애를 겪는 현대인들이 알짜 정보와 혜택에 보다 빠르고 쉽게 도달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는 것이 얍컴퍼니 측 설명이다.
#온라인 쇼핑앱 ‘G9(지구)’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G9(지구)도 최근 선보인 ‘트렌드메이커’에 C2C 전략을 활용했다. 트렌드메이커는 패션·뷰티, 레고·키덜트, 인테리어, 디지털 등 분야별 전문MD가 최신 트렌드와 이에 부합하는 핫한 상품을 함께 선보이는 매거진 형식의 쇼핑 큐레이션 콘텐츠다. 소비자들에게 재미와 정보를 덤으로 제공함으로써 더욱 적극적인 쇼핑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이다.
패션·뷰티 섹션에서는 조거팬츠, 놈코어룩 등 최신 트렌드와 그에 어울리는 제품들을 모아 보여주고, 레고·키덜트 섹션에서는 레고마니아들이 선호하는 모듈러 시리즈의 히스토리, 종류 등에 대한 정보를 보여주는 식으로 운영된다. 이동시간에 가벼운 콘텐츠를 소비하는 모바일 이용자를 겨냥해 카드뉴스 형식으로 제작한 점도 특징. 콘텐츠 하단에는 연관 상품을 노출함으로써 편리한 쇼핑을 돕는다.
#레시피 앱 ‘아내의 식탁’
1인 가구 및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레시피 앱들도 최근 C2C 전략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예로 올해 3월 출시된 ‘아내의 식탁’을 꼽을 수 있다. 이 앱은 계절에 따라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자재로 구성된 레시피를 기본으로, 실제 소비자 니즈를 디테일하게 반영한 큐레이션 콘텐츠를 제공한다. 출시 6개월만에 다운로드 수 20만건, 월간 실이용자수(MAU) 12만명을 달성했다.
특히 다양한 레시피들을 ‘남편과 둘이서 오붓한 밥상’, ‘소중한 사람을 위한 초대 음식’ 등 상황별 주제로 분류했다. 육수를 내는 시간이 궁금한 이용자를 위해 터치만 하면 조리시간을 잴 수 있는 타이머 기능을 넣었고, 요리 초보들을 위해 레시피 중간 중간 새우 손질하는 법, 고추 어슷썰기 법 등 요리 팁을 보여주는 동영상을 삽입했다.
이 과정에서 조리에 사용한 주방용품 구매 문의가 많이 발생함에 따라 관련 제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올해 6월에는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 ‘배민프레시’와 제휴를 맺고 아내의 식탁 조리법대로 음식을 만들 수 있는 반조리 식품도 판매하고 있다. 큐레이션 콘텐츠와 커머스가 긴밀하게 연결된 사례다.
#날씨 앱 ‘호우호우’
얼핏 생각하면 큐레이션과 무관할 것 같은 날씨 앱도 C2C 전략을 활용한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2월 출시된 ‘호우호우’가 대표적인 예다. 단순 수치만 제공하는 기존 날씨 앱에서 탈피한 날씨 큐레이션 콘텐츠로 하루 접속자 수 7만명을 훌쩍 넘길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앱은 귀여운 물방울 모양 캐릭터를 기반으로 사용자들이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날씨정보를 제공한다. 이를테면 ‘오늘 날씨는?–가을 낙엽이 살랑살랑 흔들려호우’, ‘자외선 지수는 보통! 틈틈이 수분 보충을 잊지 말아호우’와 같이 날씨와 실생활을 밀접하게 연결해 친근한 말투로 전달하는 식이다.
사용자들에게 와 닿는 큐레이션 콘텐츠를 제공하자 자연스럽게 광고 등 수익모델이 따라왔다. 현재는 날씨를 테마로 그와 어울리는 화장품, 샴푸 등을 호우호우 캐릭터를 통해 자연스럽게 소개하고 있다. 해당 화면을 터치하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사이트로 연결되는 형태다. 호우호우측은 날씨를 테마로 어울리는 음식과 뷰티, 패션 정보 등 다양한 놀거리를 개발·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성렬기자 hisabis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