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7 시리즈 출시 이후 국내 이동통신시장에 과열조짐이 나타났다. 지난 2일간 번호이동 건수는 약 6만3000건을 기록했다.
2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아이폰7 시리즈가 국내 출시된 21일과 22일 이틀간 번호이동 건수는 6만2972건으로 나타났다. 출시 첫날인 21일에는 3만6987건, 22일에는 2만5985건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하루 번호이동 건수가 2만4000건을 넘기면 시장 과열로 본다. 삼성전자가 지난 8월 갤럭시노트7을 출시했을 당시 기록도 뛰어넘었다. 갤럭시노트7은 출시 첫날 3만5558건, 이?날 2만2346건 등 이틀 동안 5만7904건의 번호이동이 나타났다.
이통사별로 살펴보면, 아이폰7이 출시된 21일에는 LG유플러스 가입자가 1677명, KT 가입자가 106명 순증했다. SK텔레콤은 이날 1783명의 가입자를 내줬다. 22일에도 LG유플러스와 KT가 각각 668명, 417명 순증을 기록한 반면 SK텔레콤은 1085명 순감했다. 아이폰7 출시 이틀간 SK텔레콤은 2868명의 가입자를 다른 이통사에 빼앗겼고 KT는 523명, LG유플러스는 2345명의 신규 가입자를 유치했다.
지난 이틀간 번호이동 급증은 아이폰7 시리즈를 예약한 소비자가 한꺼번에 개통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통3사는 지난 14일부터 일주일간 아이폰7 예악판매를 시작했고, 이 기간 예약판매량은 총 30만대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인한 교환 고객까지 더해지면서 아이폰7이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통사들이 유통점에 지급하는 판매수수료(리베이트)를 평소보다 높게 책정한 점도 번호이동 급증에 한몫했다. 특정 시간대에 아이폰7 시리즈 번호이동 고객을 유치할 경우 유통점 리베이트가 40만원대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유통점이 현장 개통 물량을 따로 빼놓고, 번호이동으로 아이폰7을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리베이트 중 일부를 불법 지원금으로 지급한 것이다.
휴대폰 유통점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 리콜 실시 이후로 유통 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겪었다”면서 “일부 유통점이 출시 초반에 많이 몰리는 아이폰7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스팟성 고가 리베이트를 단말기 지원금을 지급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