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7을 국내 출시한 21일 오전 8시. 명동 프리스비 매장에는 한국 남성 두명이 영어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얼마전까지 남미에서 살다온 라이언(26)씨와 친구다.
라이언씨는 아이폰7 제트블랙 128GB를 구매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전부터 아이폰을 꾸준히 사용해 왔다”며 “아이폰은 편리함 때문에 사용해 왔고, 신제품은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프리스비 매장 앞에는 이날 오전 6시부터 60여명 아이폰7 구입 대기자가 줄을 서고 있었다. 전날 구매 대기표가 지급돼 예년처럼 수백명 구매행렬이 연출되진 않았지만 아이폰7 인기를 실감하기에 충분했다. 쌀쌀한 날씨에도 아이폰7에 대한 열정만큼은 뜨거웠다.
언락폰으로 아이폰7을 가장 먼저 개통한 소비자는 고려대 디자인조형학부 1학년 서정아(20)씨다. 오전 8시 프리스비 매장 문이 열리자 환한 웃음을 지으며 아이폰7플러스 제트블랙 128GB 구입했다. 그는 “아이폰를 지난 3년간 사용하다가 드디어 새 제품으로 바꾸게 됐다”며 “어제 오후 6시에 왔다가 매장에서 대기 번호표를 발급해줘 밤을 새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아이폰7 구매자 다수가 제트블랙 128GB 색상을 구매했다. 애플이 새로운 색상을 추가한 게 주효했다. 제트블랙 색상에 가장 저렴한 32GB 모델을 넣지 않은 것도 수익성을 높인다는 차원에서는 `성공 전략`이 된 것이다.
갤럭시노트7을 쓰다가 아이폰7으로 교체하는 소비자는 없었다. `갤럭시노트7 단종` 반사이익이 프리스비 매장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iOS 운영체계에 익숙한 소비자가 대다수였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익숙한 소비자가 갑자기 아이폰으로 교체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이통사 매장에서도 아이폰7 열기는 식지 않았다. SK텔레콤 강남 직영매장에서는 48시간 동안 대기한 박성기(31)씨가 1호 개통자가 됐다. 박씨도 제트블랙 색상을 골랐다. 그는 “아이폰6과 갤럭시S6을 사용하다 약정이 끝나 아이폰7을 구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