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0일 대내외 불확실성 증가로 우리나라 경제 위기가 심화할 것으로 보고 `탁상공론식` 행정이 아닌 민생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정책 마련을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냉철한 현실 인식과 단합된 노력으로 난관을 극복하고 민생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며 “무사안일과 보신주의, 탁상공론이 아닌 국민 행복을 위한 실천적인 논의가 공직사회에 확산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라”고 말했다.
수석비서관회의는 지난 17일 오전 돌연 취소됐다가 나흘만인 이날 열렸다. 특히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비서실 국정감사를 하루 앞두고 열리는 만큼 야권을 겨냥한 강력한 메시지가 있을 것으로 관측됐으나 경제 위기 극복에 초점을 뒀다.
박 대통령은 아직 우리나라가 안정적인 경기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최근 대내외적 악재들이 겹치면서 경제 여건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외적으로는 △미국 금리 인상 △브렉시트 협상에 따른 불안 가능성 △세계 교역량 감소 등을 불확실 요인으로 지목했다. 내적으로는 △한진해운 물류사태 △자동차·철도노조 파업 △화물연대의 집단운송 거부 등으로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박 대통령은 “우리 대표 수출기업의 제품 결함으로 당장 수출 타격뿐 아니라 중장기적인 브랜드 신뢰도 저하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며 “어렵게 국회를 통과한 추경 예산이 민생 현장에서 국민 고통을 덜고 새로운 일자리로 연결이 되려면 집행에 최대한 속도를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주력 산업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해당 산업의 근본 경쟁력을 강화시키는데 역점을 둬야 한다고 역설했다. 앞서 철강, 석유화학 산업의 중장기 청사진을 제시한 데 이어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인 조선·해운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에도 대응책이 세세하게 담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에 관한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요즘 각종 의혹이 확산되고 논란이 계속되는 것은 우리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위기를 가중시킬 수 있다”며 “만약 어느 누구라도 재단과 관련해서 자금 유용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재단이 문화와 어려운 체육인을 위한 재단으로 거듭 나 더 이상 의혹이 생기는 일이 없도록 감독 기관이 감사를 철저히 하고 모든 것이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지도·감독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