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중국 샤오미에 듀얼카메라 모듈을 공급한다. 비보, 오포 등 신흥 강자와도 거래를 텄다. 중국이 삼성전기 새 성장판으로 떠올랐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 갤럭시노트7 단종 같은 악재를 돌파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중국 샤오미가 최근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미5S 플러스` 듀얼카메라 모듈을 공급한다. 이 카메라모듈은 중국과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된다. 삼성전기의 듀얼카메라 모듈 납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듀얼카메라는 카메라 두 개가 합쳐진 구조여서 기존 싱글카메라보다 가격이 비싸다.
샤오미는 출하량 기준 세계 5위 스마트폰 제조사다. 삼성전기는 기존에도 싱글카메라 모듈을 이 회사에 납품해왔다. 미5S 플러스 듀얼카메라는 두 렌즈가 상하로 배열된 독특한 구조다. LG V20, 애플 아이폰7 플러스 등 기존 듀얼카메라 스마트폰 대부분은 좌우 배열 구조를 갖췄다. 미5S 플러스 듀얼카메라는 컬러, 흑백 카메라를 조합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샤오미 미5S 플러스에는 듀얼카메라 모듈을 납품 중”이라면서 “샤오미 외에도 다양한 고객사 납품을 타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적용 모델과 양산 계획은 밝힐 수 없는 단계”라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이번 납품으로 판가 상승과 매출 다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듀얼카메라는 고가 프리미엄폰에 탑재되던 부품이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가 고급화 경쟁에 뛰어들면서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샤오미 후속 제품 미노트도 듀얼카메라 채택 가능성이 높다.
업계는 삼성전기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속도가 붙은 것으로 관측한다. 비보, 오포에서 수주한 카메라모듈도 연내 양산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 모두 최근 판매량이 급증한 신흥 강자다. 비보에는 듀얼카메라 모듈, 오포에는 싱글카메라 모듈 납품이 유력하다.
삼성전기 입장에서는 삼성전자 의존도를 줄일 기회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둔화했고 갤노트7 단종이라는 악재까지 겹쳤지만 중국 시장만은 탄탄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기 카메라모듈 사업은 당분간 중국에서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는 요즘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수요에 대응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면서 “삼성전기 사업장뿐만 아니라 협력사도 중국향 신규 출하 제품 수율 잡기에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고 전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