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셜텍이 구글의 최신 스마트폰 `픽셀` 시리즈에 지문인식 모듈을 공급한다. 구글이 대규모 마케팅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거래를 튼 것이어서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의 5인치 `픽셀`과 5.5인치 `픽셀XL` 2개 모델에 크루셜텍이 제조한 지문인식 모듈이 탑재됐다. 스마트폰 후면에 장착된 지문인식 부분을 크루셜텍이 만든 것이다. 이 부품은 사용자를 인식, 스마트폰 잠금을 푸는 역할을 한다.
픽셀은 구글이 새롭게 내놓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다. 최신 운용체계(OS)인 안드로이드 7.1, 인공지능(AI) 서비스 `구글 어시스턴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등을 탑재해 성능과 사양이 크게 향상됐다. 구글은 브랜드를 변경해 기존의 `넥서스`란 이름 대신 `픽셀`을 썼다.
픽셀은 애플과 삼성이 주도하고 있는 프리미엄폰 시장을 겨냥한 구글의 전략 제품이어서 크루셜텍의 부품 채택 의미에는 상징성이 있다. 품질 등 기술력을 인정받은 셈이기 때문이다.
실제 수혜도 기대된다. 구글이 픽셀 판매에 힘을 싣고 있는 데다 최근 삼성의 갤럭시노트7이 단종 사태를 맞아 반사이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안드로이드 어소리티는 최근 일반 네티즌 8425명을 대상으로 갤럭시노트7을 대신할 만한 제품을 조사한 결과 25%가 픽셀XL을 선택했다고 보도했다. 구글은 때마침 대규모 TV 광고와 오프라인 매장 개설 등으로 픽셀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크루셜텍은 지난해 출시된 `넥서스5X·6P`에 지문인식 모듈을 납품한 데 이어 이번에도 공급권을 따냈다. 크루셜텍의 지문인식 모듈은 2013년 말 후지쯔 제품부터 시작해 세계 16개 스마트폰 제조사 60여개 모델에 채택됐다. 9월 말 현재 누적 판매량은 7000만개를 넘는다.
크루셜텍 측은 픽셀 공급과 관련해 “구글 등 고객사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