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쓰레기 수거에도 인공지능(AI)이 활용된다.
빈 병이나 캔을 자판기에 버리면 인공지능이 모양과 무게 등을 3D 기술로 인식해 돈으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벤처기업 수퍼빈은 인공지능 기반 재활용 자판기 `네프론`을 이달 중 경기도 과천시에 공급한다고 5일 밝혔다.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재활용 자판기를 상용화한 게 특징이다. 수퍼빈은 과천 시내 공공기관과 학교 등에 우선 10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후 강원도 강릉시와 경기도 안양시, 경상북도 구미시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네프론은 재활용할 수 있는 쓰레기를 선별해 분리, 회수할 수 있다. 이에 따른 보상금 지급도 가능하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네프론에 빈 병, 페트병, 캔 등을 차례로 넣은 뒤 투입 완료 버튼을 누르면 포인트로 자동 환산된다.
이렇게 쌓인 포인트는 컴퓨터나 스마트폰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포인트는 현금으로 바꾸거나 기부 단체에 보낼 수 있다.
네프론의 강점은 인공지능이다.
인공지능은 재활용 물품이 완전히 훼손돼도 인식 가능하다. 3D 입체영상 기법으로 망가진 캔 등을 원상태로 복원, 보상금을 정확하게 책정할 수 있다. KAIST가 개발한 인간형 로봇 `휴보`에 사용된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된 덕분이다.
폐기물 종류를 스스로 학습할 수도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때문에 재활용 처리 횟수가 늘수록 인식률이 비례해 올라간다. 네프론의 기본 인식률은 95% 수준이다.
현재 재활용 자판기 자체는 세계 곳곳에 이미 출시돼 있다. 다만 인공지능이 아닌 바코드로 인식하는 기기가 대부분이다. 유럽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제품은 바코드가 훼손될 경우 인식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들어 데이터베이스(DB) 기술을 적용한 제품도 등장하고 있지만 사정은 마찬가지다. 일반 바코드 방식보다는 인식률이 높은 편이지만 DB 구축 작업이 만만치 않다.
기기 내부로 들어오는 물품을 사진으로 찍어 DB와 비교·판독하는 형태인데, 해외에서 유통되는 용기와 국내 용기가 달라 인식률도 낮다. 한 대당 가격은 2500만원이다.
우리나라는 재활용 자판기 보급이 초기 단계여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네프론이 자리를 잡으면 수입 제품을 국산으로 대체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수퍼빈은 앞으로 재활용 문화 확산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네프론의 사용법과 환경적 효익을 다룬 만화책 제작을 준비 중이다. 컨설팅사 인터브랜드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다양한 어린이, 환경, 교육 콘텐츠도 개발한다.
김정빈 수퍼빈 대표는 “네프론은 빈 병을 모아 버리는 행위에 대한 정확한 대가를 지급할 것”이라며 “미래 세대에 올바른 재활용 습관을 물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