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하드웨어(HW) 정복 야욕을 드러냈다. 처음으로 구글 브랜드를 단 스마트폰을 비롯해 총 5종의 하드웨어를 공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아우르는 `IT 거인`이 될 것임을 선언했다.
4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이날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최고급 사양 스마트폰 2종과 인공지능(AI) 홈 비서, 가상현실(VR) 헤드셋, 무선공유기, 비디오스트리밍 디바이스 등 하드웨어(HW) 5종을 선보였다. 인공지능 중심 서비스와 하드웨어 부분의 통합과 강화라는 구글 전략을 그대로 보여줬다. 구글 HW가 서비스나 소프트웨어(SW) 등 다른 부분과 대등한 수준으로 올라서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구글 스마트폰 `픽셀`
구글은 이날 기존 `넥서스` 브랜드를 버리고 5인치 스마트폰 `픽셀`과 5.5인치 스마트폰 `픽셀XL`을 소개했다. 새 스마트폰은 구글이 직접 설계 및 개발했다. 생산만 대만 업체인 HTC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담당했다. 로고도 구글 브랜드만 들어간다. 구글은 “명실상부한 첫 `구글폰`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플이 개발하고 대만 폭스콘이 외주생산하는 아이폰 방식을 따랐다. 구글은 이제 스마트폰 하드웨어 시장을 놓고 애플, 삼성과 경쟁하게 됐다.
`픽셀`은 32GB 저장용량에 649달러(70만7000원), 5.5인치 `픽셀 XL`은 769달러(83만8000원)다. 아이폰7시리즈(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와 같은 가격이다. 구글은 `픽셀`을 이날부터 미국, 영국 등에서 시판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픽셀폰에는 애플 아이폰 `시리(Siri)`처럼 음성인식 대화 기능을 지닌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됐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이날 공개된 핵심 하드웨어인 픽셀폰과 스마트 스피커 `구글 홈(Google Home)`을 강력하게 만드는 핵심 소프트웨어 기술이다.
필요한 것을 말로 지시하면 구글 어시스턴트는 집의 불을 켜고, 가까운 운동점을 찾아 주거나 식당을 예약해 준다. 그곳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을 제시해 주기도 한다. 어시스턴트 기능은 구글 검색 기능과 구글 지도 서비스의 축적된 자료와 인공지능 결합으로 가능했다.
릭 오스텔로 구글 하드웨어 총책임자는 “구글 어시스턴트는 우리가 만드는 하드웨어의 중심에 있다”면서 “우리는 차세대 혁신이 HW와 SW 상호작용 속에 있으며 그 중심은 인공지능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방 공략 무기 `구글 홈`
구글 홈은 스마트 스피커다. 인공지능 기술 `구글 어시스턴트` 매력을 최대한 느낄 수 있다. 구글 홈 사용법은 구글 어시스턴트를 쓰는 것과 똑같다. 음악을 실행하거나, 궁금한 걸 물어보거나, 일정을 확인하는 식으로 원하는 명령을 내리면 실행한다. 구글 홈은 알렉사를 탑재한 아마존 `에코`와 스마트홈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129달러로, 아마존 에코보다 50달러 저렴하다.
◇VR헤드셋 `데이드림 뷰`
천을 소재로 채택, 시판 중인 다른 VR 헤드셋 보다 무게를 30%가량 줄였다. 앞부분에 달린 거치대에 스마트폰을 넣고 VR와 360도 파노라마 동영상을 감상하면 된다. `홈`과 `메뉴` 버튼이 달린 전용 컨트롤러도 제공한다. 가격은 79달러다. 다음 달 출시된다.
◇가정용 무선공유기 구글 와이파이
스마트홈 허브 역할을 한다. 앱을 통해 집안 네트워크를 제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대 140㎡ 범위까지 커버할 수 있다. 여러 대 기기를 묶어 멀티포인트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 최적 신호를 잡아 끊김없이 제공하는 `네트워크 어시스트` 기능을 내장했다. 가격은 129달러다.
◇크롬캐스트 울트라
3세대 크롬캐스트로 스마트폰 화면을 TV화면으로 바로 전송해 볼 수 있는 비디오스트리밍 디바이스다. HDR과 돌비 비전, 그리고 4K 스트리밍 기능을 지원한다. 기존 크롬캐스트와 달리 이더넷 포트도 갖고 있다. 69달러다. 오는 11월부터 사전예약을 받고 12월에 시판한다.
◇구글 발표 하드웨어들
자료:구글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