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가 세계 기축통화 대열에 합류했다. 미국 달러화, 유로화에 이은 `세계 3대 통화`에 올라서게 됐다. 국제금융시장에서 통화 패권을 잡기 위한 중국 움직임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3일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중국 위안화는 지난 1일부터 IMF 특별인출권(SDR) 기반통화(바스켓)에 정식 편입됐다. IMF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위안화 기준가치(currency amount) 계수를 1.0174로 결정하고 이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IMF 집행이사회가 위안화 SDR 편입을 결정한 지 10개월 만이다.
크리스티 라가르드 IMF 총재는 위안화 편입을 “중요하고 역사적인 이정표”라고 평가하며 “중국의 통화정책과 외환시장, 금융제도 개혁의 진전을 반영하는 것은 물론 중국 금융시장의 기반구조 개선과 금융시장 자유화가 이뤄졌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으로 위안화는 3대 국제통화 지위를 얻게 됐다. 위안화의 SDR 편입 비중은 10.92%. 미국 달러화(41.7%), 유로화(30.9%)에 이어 3번째다. 엔화(8.4%)와 파운드화(8.1%)보다 비중이 크다.
SDR는 IMF 회원국이 외환위기에 처했을 때 담보없이 외화를 인출할 수 있는 권리다. 회원국은 필요할 때 SDR를 다른 통화와 정해진 환율에 따라 교환할 수 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위안화가 국제 통화로 쓰일 수 있게 된 셈이다.
위안화 바스켓 편입으로 달러화와 경쟁도 거세질 전망이다.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8.6%에서 지난해 EU와 대등한 수준인 15.0%까지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 비중은 24.8%에서 24.5%로 줄었다. 중국의 경제 규모가 가파르게 커지면서 달러화 위상을 위협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위안화가 달러화에 견줄 수 있을 수준으로 단시간에 올라서기는 어렵다는 시선도 나온다. 수출입 결제 비중이 여전히 미미하기 때문이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위안화의 지급결제 비중은 2.5%에 불과하다. 달러 43%, 유로화 29.4%와 큰 차이가 난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의 SDR 편입으로 중국 경제는 자본시장 개방 등 금융시장 개선뿐 아니라 내수주도형 경제 전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에서도 역외 위안화 금융센터 마련을 위한 중장기적 전략 구상 등 적극적 기회 활용과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