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인 미디어]파란색에도 온기가 있을까

색에도 온도가 있을까. 색채학에서는 온도감에 따라 난 색과 한 색, 중성색으로 색상을 분류한다. 흔히 떠올리는 대로 파란색은 한 색에 속한다. 청색, 청록색 등 단파장 색상은 차갑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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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관점에서 `가장 따뜻한 색, 블루(감독 압델라티프 케시시, 2014)`라는 제목은 역설적이다. 누가 파란색에서 온기를 느낄 수 있을까. 파란색은 차가움과 우울함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아델`에게 파란색은 심장과 같은 온도의 색상이다. 스쳐지나간 파란 머리 `엠마`에게 한 눈에 반한 아델은 푸른 사랑으로 자신의 삶을 물들여나간다. 주위 사람에게 그녀의 사랑은 쉽게 이해받지 못한다. `파란색은 차갑다`는 통념을 깨기 힘든 것처럼 말이다.

사실 파란색이야말로 가장 따뜻한 색상이다. 색의 온도를 측정하는 단위, `켈빈(K)`에 따르면, 빛의 색이 청색 계열에 가까워질수록 그 온도는 높아진다. `켈빈`은 사람이 육안으로 볼 수 없는 광원의 색을 물리적 수치로 표현한 것이다. 보통 조명의 색을 나타내는 데 많이 쓰인다.

켈빈 스펙트럼의 한끝에는 1000K의 빨간색, 노란색이 있으며 다른 쪽에는 1만K를 넘는 파란색이 위치한다. 맑고 청명한 하늘의 색 온도는 1만K에 가까우며, 붉은 색감의 빛은 1800K에 그친다. 정오의 태양광은 5000K 정도다. `아델`과 `엠마`의 파란색 사랑이 결코 차갑지 않았다는 뜻이다. 오히려 통상 남녀 간의 사랑보다 더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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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따뜻한 색, 블루`는 보편적인 사랑에 관한 얘기다. 가슴 속 뭔가가 채워지고 빠져나가는 것에 대한 얘기다. `아델`의 고등학교 시절 문학 교사는 “가슴 한 구석에 구멍이 뚫린다는 것은 뭘까?”라고 묻는다. 감독은 그에 대한 답을 `엠마`와 이별한 후의 `아델`이 푸른 원피스를 입고 터덜터덜 걷는 모습으로 대신한다.

`아델`은 `엠마`가 남긴 구멍을 파란색 온기로 채우며 삶을 지탱해나갈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가장 따뜻한 색은 무엇일까.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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