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에게 유리하게 흐르던 미국 대선이 건강 이상설과 맞물려 다시 안개 속에 빠졌다. 미국 시간 오는 11월 8일 시행되는 미국 대선은 이제 40여일 남았다. 지난 7월 말 공식 대선 후보가 된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는 지지율이 일부 바뀌기도 했지만 지난 2개월 동안 클린턴이 꾸준히 우위를 보여 왔다. 그러다 며칠 전 뉴욕에서 열린 9·11 테러 15주년 추도식에서 클린턴이 휘청대면서 트럼프의 인기가 다시 상승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예상을 깨고 미국 대선 최대 승부처의 하나로 꼽히는 플로리다주에서도 두 후보는 접전을 벌였다. 최근 플로리다 유권자 8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은 43%로 똑같았다. 40여일 남은 대선은 앞으로 있을 세 번의 TV 토론이 최대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는 이달 26일 첫 번째 TV토론에 이어 다음 달 두 번 더 TV에서 맞붙는다.
역대 최대 비호감이라는 두 후보는 그동안 정책 대결보다 상호 비방에 치중했다. 그러나 대중의 흥미를 끄는 흥행에는 성공, 다가오는 TV 토론이 “1969년 달 착륙 중계에 이어 최대 TV 이벤트가 될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회자되고 있다. 민주주의 본산인 미국이 어쩌다 이렇게 됐나 하는 한탄이 절로 나온다.
한탄은 한탄이고 우리는 안보와 경제 때문에 미국 대선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두 후보가 그동안 밝힌 것을 보면 클린턴이 트럼프보다 우리에게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클린턴 역시 자국 경제를 의식해 당선되면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다. 어느 후보가 되든지 우리는 신보호무역주의라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파고를 헤쳐 나가야 한다. 어느 방향으로 튈지 모를 새로운 세계 무역 질서에 우리는 철저히 대비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