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단순히 시간의 흐름만을 기록하지 않는다. 늘 그래왔듯이 지금도 인류의 흥망성쇠를 담는다. 역사에는 삶의 흔적과 편린이 녹아 있다. 그러한 역사는 오늘도 전개된다.
신인류(新·人·流)는 기술, 사람, 제도라는 이름으로 인류 역사에 항상 존재해 왔다. 때로는 흐름을 주도하고 때로는 흐름을 바꾸기도 했다. 약이 되면서 독이 된다. 시대에 따라 기술이나 제도가 발전하고 변했기 때문이다. 퇴보한 기술은 사라졌고, 유행은 잊혀 갔다. 하지만 사람은 여전히 역사의 중심에 서 있다. 달라지는 `신`과 `류`를 인정하고 받아들인 것이 `인`이다. 이른바 인재(人才)다.
앞에서 소개한 신(新)도 인(人)에서 비롯됐다. 류(流)도 인과 떼어 낼 수가 없다. 신인류에서 인이 두 번째가 아니라 중심인 이유다. 발전이나 도태 역시 답은 사람에게 있다.
본지는 창간 34주년을 맞아 곧 역사가 될 미래 34년을 이끌 인재상을 제시하고 이에 부합한 인물을 찾았다. 생각으로 세상을 바꾸거나 기술 혁신으로 새 길을 찾은 사람들이다. 누구나 알 만한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취재를 하면서 한 가지는 확실해졌다. 그 가운데 누구라도 짧은 기간에 현 위치에 오르지 못했다. 시간이 필요했다.
“수인백년(樹人百年) 수목오십년(樹木五十年).”
인재를 키우는 것은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과 같다. 나무는 50년을 보고 심지만 인재는 100년을 내다보고 키워야 한다는 의미다. “내가 `인재의 숲`을 만들고자 했을 때 투자 기간이 너무 길다며 반대가 많았다. 하지만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이 나무를 심는 것이다. 인재의 숲을 거닐며 기업의 뿌리는 사람에 있음을 기억하라.”
최종현 SK 창업회장이 한 말이다. SK는 사람을 키워서 작은 섬유회사가 세계 기업으로 성장했다. 사람이 기업이고, 곧 역사다. 신인류 중심 `인`은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다. 우리네 삶의 역사가 그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구로/성수/인천)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