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준위방사성폐기물(사용후핵연료) 관리절차에 관한 법률(고준위 관리법)` 입법 예고를 마치고 지역주민 설명회에 들어간다.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보관처리하기 위한 마라톤이 시작된 셈이다. 사용후핵연료는 원자력분야의 가장 예민한 이슈이자 풀기 어려운 숙제다. 그렇지만 우리는 지난 1년간 중저준위 방폐장을 성공적으로 운영해본 경험이 있다. 다음 세대를 위한 현 세대의 책임이기도 한 방폐물 관리 노력과 앞으로의 진행 방향을 두차례에 걸쳐 점검한다.
경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에 방폐물이 최초 처분(2015년 7월 13일)을 시작한지 1년여가 지났다. 2005년 경주가 최종 후보 부지로 선정된 후 실제 처분까지 10년이나 걸렸다. 한차례 후보지가 변경되는 곡절을 겪었지만, 첫 방폐물 처분 이후는 더없이 평온하고 무탈했다.
지날달 말 현재 경주 방폐장에 들어온 방폐물은 총 1만616 드럼, 이중 4896드럼이 처분장에 안착했다. 사업 초기 극심했던 우려와 달리 국민 누구나 안전을 확인할 수 있는 `열린 방폐장`으로 운영됐다. 방폐장과 그 주변에 조성된 청정누리공원은 경주 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처분 개시 전부터 주민 확인과 참여를 보장함으로써 그 어떤 의심과 갈등도 발붙이지 못하도록 한 결과다. 정부와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부지 선정 등 첨예한 갈등을 보인 문제에 대해 주민의견 수렴과 합리적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안전성과 절차적 민주성, 경제적 지원을 보장하기 위해 지역 주민, 환경단체 의견을 수렴한 `중저준위 방폐장 유치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기도 했다. 그 결과, 2005년 부지선정 공모와 주민투표를 통해 89.5% 찬성을 얻어냈다.
이제 경주 방폐장은 2019년까지 2단계 표층처분시설 건설이라는 또 다른 도전 앞에 서 있다. 1단계 지하처분시설과 달리 표층처분시설은 다른 의견에 부딪힐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산업부는 여기에 필요한 전원개발사업 실시 계획을 승인 받은 상태다.
원자력환경공단은 2단계 사업도 30년간 쌓아온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풀어나갈 계획이다.
경주 방폐장은 우리나라 최대 규모 지하공간 구조물로 대한지질학회,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내외 유수 기관들로부터 총 7차례 안전성을 검증 받았으며 8건의 방폐장 건설 관련 특허를 확보했다.
방폐장 명소화 작업도 계속 추진된다. 쉼터와 유물전시실을 갖춘 방폐장 전시관 `코라디움`과 `청정누리공원`에 사계절 꽃단지, 사이언스 페스티벌을 기획해 국민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안전·과학 체험장으로 꾸민다. 지자체와 협력해 문무대왕릉, 주상절리 등 관광자원과 연계한 관광콘텐츠도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주변 정비사업으로 지역 주민에 끊임없이 새로운 일자리를 주는 직접 고용창출과 마을기업 추진 및 특산품 브랜드화도 지원한다.
원자력환경공단 관계자는 “방폐장은 우리나라 원전 도입 37년만의 원자력 이용 책임을 완성하는 첫 단추”라며 “2차 사업 역시 참여와 소통을 우선하고 민주적 절차를 거쳐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한국원자력환경공단>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