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TCL 동맹] LG디스플레이, 11세대 LCD보다 우월한 가격·품질 다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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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서울 남산공원길 서울타워 플라자에서 다양한 올레드(OLED) 사이니지를 선보였다. 서울타워를 방문한 시민이 24m 길이 물결형 미디어월 `올레드 웨이브`에서 상영 중인 `단청` 영상을 보고 있다. (사진=전자신문DB)

삼성이 10세대급 액정표시장치(LCD) 설비를 자체로 갖추지 않고 중국 TCL로부터 패널을 수급하기로 하면서 LG디스플레이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대·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수조원이 필요한 10세대급 LCD 설비에 동시 투자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차이나스타가 11세대에서 앞으로 생산할 60인치 이상 대형 LCD와 경쟁하려면 품질과 기술은 물론 합리적 가격까지 갖춘 제품이 필요하다.

8세대 라인의 효율성 제고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우선 기존의 8세대 라인에서 60인치 이상 패널을 생산하는 것은 면취율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다. 60인치 이상 제품군이 시장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어서 앞으로 계속 8세대에서 60인치급을 찍어 내는 것은 가격 경쟁력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신기술 도입은 투자 대비 효과를 담보할 수 없다. 지난 상반기 삼성디스플레이가 8세대 라인에 새로운 공정 기술을 도입했다가 수율이 급격히 떨어져 수천억원 규모의 영업 손실이 발생한 것이 대표 사례다. 혁신 기술 도전은 긍정적이지만 갑작스러운 수율 문제와 이에 따른 영업 손실, 점유율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한 관계자는 “아무리 8세대 원가를 절감해도 시간이 지나면 10세대급과의 경쟁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이라면서 “지금 한국이 10세대 이상 LCD에 투자한다 해도 시기상 늦은 데다 중국의 가격 경쟁력을 따라가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OLED 패널 수율과 기술력을 끌어올려 품질과 가격 측면 모두 대형 LCD를 압도할 수준이 돼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지적한다. OLED가 일반 LCD 패널보다 색 재현력, 고해상도 등에서 월등히 앞서지만 일반 대중이 실제로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을 형성하는 게 관건이다.

결국 OLED TV를 대중화할 수 있도록 수율과 소재 수명 등 기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판매 비중이 커진 65인치 UHD 해상도 제품이 아직 골든 수율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도 숙제다.

최근 LG디스플레이는 경기도 파주에 건설하고 있는 P10에 10세대급 OLED 생산라인 투자 여부를 살피고 있다. 올해부터 최장 2018년까지 LCD 시황이 밝을 것으로 예측돼 10세대 OLED 투자에 도전할 만한 자금력 확보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OLED TV가 LCD보다 우수해도 65인치, 77인치 등 초대형 크기와 퀀텀닷으로 무장한 TV를 저렴한 가격에 팔면 프리미엄 시장 경쟁에서 이기기 힘들어질 수 있다”면서 “생산 공정비용을 낮추는 신기술이 적용된 10세대 OLED 투자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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