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가상화 기지국을 롱텀에벌루션(LTE) 상용망에 시범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2013년 시작한 `LTE 네트워크 전 부문 가상화` 꿈 달성을 눈앞에 뒀다. 5세대(5G) 이동통신 대비에 청신호가 켜졌다.
SK텔레콤은 노키아와 공동으로 분당 종합기술원에서 클라우드 기반 차세대 `가상화 기지국(SDRAN)`을 LTE 상용망에 적용하는 시험에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가상화 기지국은 기존 이동통신 기지국을 범용 정보기술(IT) 서버를 활용해 클라우드로 구현한 것이다. 기지국 디지털 처리부(DU)가 담당하는 기능 일부를 무선 처리부(RU)가 수행하도록 기지국 구조를 혁신했다.
이번 실험 성공으로 SK텔레콤은 코어망부터 기지국에 이르는 LTE 네트워크 전체 가상화 꿈에 한 발 다가섰다.
SK텔레콤 관계자는 “5G를 향한 통신 네트워크 구조 혁신을 위한 기반기술을 완성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가상화 기지국은 DU가 담당하는 기능 일부를 RU가 수행, 장비 구축비용을 줄여준다. DU와 RU는 LTE 네트워크 최말단에서 디지털 데이터를 무선 전파로 변환하는 역할을 한다. 이 전파를 휴대폰으로 수신해 일상생활에서 무선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
기지국이 시스템 이상 여부를 스스로 감지해 자동 복구하는 능력도 갖췄다. 기지국에 접속한 가입자 수와 트래픽 부하에 따라 기지국 용량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다.
기존 통신장비는 제조사마다 각각 전용 하드웨어로 구성돼 장비 간 호환이 어렵고 네트워크 운용 측면에서 효율성이 떨어졌다.
가상화 기지국은 범용 IT 서버를 채택해 통신 인프라 비용을 낮출 수 있다. 통신품질 개선, 네트워크 안정성 향상 등이 가능하다.
SK텔레콤은 2013년 세계 최초 가상화 기지국을 시연했다. 이후 노키아와 함께 통신 인프라와 IT를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기지국 장비 개발에 협력해왔다. 상용망 시범적용을 성공한 양사는 연내 다른 지역으로 검증을 확대할 계획이다.
프랭크 웨예리치 노키아 무선 네트워크 제품 총괄은 “노키아 에어스케일(AirScale) 클라우드 RAN 기술을 SK텔레콤과 함께 상용망에서 검증함으로써 차세대 네트워크 진화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박진효 SK텔레콤 네트워크 기술원장은 “이번 SDRAN 상용망 검증은 5G 핵심기술을 LTE 망에서 실증한 획기적 사례”라며 “SK텔레콤은 가상화 기지국과 같은 기술을 꾸준히 개발해 차세대 네트워크 구조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