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7 "루머대로...혁신은 없었다"

카메라·무선 기능 돋보여…‘애플워치2’도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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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간 7일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험 시민강당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아이폰 7을 발표하고 있다.

`큰 혁신은 없어지만 의미있는 진전은 있었다`

애플 새 스마트폰 '아이폰7'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전작인 아이폰6S가 나온지 1년만이다.

새 아이폰은 그동안 나온 소문(루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논란이 된 헤드폰 잭은 사라졌고, 디자인적으로 큰 혁신은 없었다. 하지만 카메라 기능 향상, 무선 지원, 배터리 수명 향상 등 기능적으로 의미 있는 진전은 있었다. 이름 역시 루머대로 `아이폰7`과 `아이폰7 플러스`였고, 예상대로 한국은 1차 출시국에서 제외됐다. 아이폰7은 32GB제품이 649 달러(70만9000원), 아이폰7플러스는 32GB 제품이 769달러(84만원)에 각각 판매된다.
이외에 아이폰7은 용량에 따라 749달러(128GB), 849달러(256GB) 짜리 제품도 있다. 아이폰7플러스는 769달러 제품 외에 869달러(128GB), 969달러(256GB) 제품이 판매된다. 이들 신제품은 미국 등 1차 출시국에서 9일 예약판매가 이뤄지고 16일에 시판된다. 한국에는 10월초 이후에야 나올 전망이다.
첨단 필기 기능인 '애플펜슬'을 지원한다는 루머가 있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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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미국 태평양시간 7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8일 새벽 2시)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험(Bill Graham) 시민강당에서 새 아이폰과 애플워치2, 새로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등을 소개했다. 축하 공연을 제외하고 2시간간 동안 행사가 진행됐다. 이번 발표에서 애플이 가장 많이 시간을 들여 설명한 건 카메라 기능과 무선 기능이었다. 듀얼렌즈(아이폰7 플러스)를 장착하고, 머신러닝을 활용해 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보다 선명히 구현한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이제껏 스마트폰 중 최고의 카메라”라고 강조했다.
색상도 예상대로 5가지였다. 기존 실버, 골드, 로즈골드에 블랙(무광 검정)과 제트블랙(유광 검정)이 추가됐다.
역시 예상대로 방수와 무선 기능이 강화됐지만 이미 삼성 스마트폰에서 제공하는 것이어서, 천하의 애플이 `삼성 따라하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방수 기능은 삼성전자보다 한단계 낮은 IP67을 지원한다.
아이폰으로 슈퍼마리오를 할 수 있는 것은, 슈퍼마리오가 처음으로 모바일 게임으로 나온다는 것이어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이는 루머에서 거론되지 않은 사항이다.
이번 새 아이폰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위상이 추락하고 있는 가운데 공개됐다. 새 아이폰이 매출 부진에 허덕이는 애플을 끌어올려줄 구원수가 될지 주목된다.◇카메라와 무선 기능이 돋보이는 아이폰7= 그동안 가장 논란이 많았던 부분이 3.5㎜ 헤드폰 잭 제거였다. 예상대로 헤드폰 잭은 사라졌다. 이에 대해 애플은 배터리 용량을 늘리고 더 밝은 화면을 제공하는 등 보다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헤드폰 잭을 없앤 대신 애플은 무선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애플은 “무선으로 음악을 듣는 시도를 한 곳은 애플 이외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헤드폰 잭을 없앤 것에 대해 “기존 수백만 이어폰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어리석은 행위”라는 비판은 여전하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하는 애플의 헤드폰 단자 제거는 향후 헤드폰을 비롯한 음향 액세서리 시장에도 큰 변화를 줄 전망이다.

예상대로 방수 기능도 향상됐다. 스마트 시계인 `애플워치`와 맞먹는 IPX7 등급 방수기능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애플은 IP67 수준 방수와 방진 기능을 갖췄다. 저장용량 역시 예상대로 였다. 최하가 32기가바이트(GB)로 전작보다 커졌다. 기본 32GB 외에 128GB, 256GB 제품도 선보여다.
저장 용량 확대는 그동안 아이폰 사용자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사항이다. 아이폰 두뇌인 프로세서는 `A9`에서 `A10`으로 높아지면서 속도가 이전보다 15% 이상 빨라졌다. 이 역시 루머 대로였다. `A9`와 `A10` 프로세서 모두 대만 TSMC가 공급한다.

메모리는 아이폰7이 2GB, 아이폰7플러스는 3GB를 지원한다. 홈버튼도 변화도 눈에 띈다. 홈 버튼을 누르면 진동하는 고정식 터치 반응 버튼으로 바뀌었다. 애플은 이와 관련한 특허를 이미 3년전에 출원했다. 기존 물리방식 홈버튼은 잦은 고장 원인으로 지목, 소비자 불만이 많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애플은 포스터치 방식 새로운 홈버튼을 고안, 새 아이폰에 적용했다.

◇구원수 역할 할 수 있을까=새 아이폰은 예상대로 여러 주목할 만한 기능 향상은 있었지만 혁신적 디자인은 적용되지 않았다. 이에, 시장과 미 언론은 아이폰 판매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애플에 새 아이폰이 구원수 역할을 하기에는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애플 제품에 정통한 KGI 증권 애널리스트 밍 치 쿠오는 “새 아이폰 출하가 연말까지 6000만~6500만대에 그칠 것”이라며 “지난해 나온 전작(아이폰6s)의 8200만대에 훨씬 못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80만원대 이상 프리미엄시장 최대 경쟁자인 삼성의 갤럭시노트7이 배터리 문제로 글로벌 리콜에 들어가 애플이 얼마나 반사 이익을 얻을지 주목 된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해온 애플은 지난 1,2분기 8개월 동안 사상 처음으로 아이폰 분기 매출이 감소하는 수모를 겪었다. 지난 2분기에 세계 시장에서 4040만대 아이폰을 판매, 일년전 같은 기간보다 700만대 이상 판매량이 감소했다. 애플은 특히 세계 1위 시장인 중국과 3위 시장인 인도에서 부진했다. 중국에서 현지업체에 밀려 시장 순위가 5위 이하로 밀렸고, 인도에서도 시장 점유율이 3% 이하로 떨어졌다.

미국 소비자의 아이폰 업그레이드 시기가 늘어난 것도 애플엔 악재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아이폰 업그레이드를 2년이상이 돼야 한다는 소비자가 절반을 넘었다.

아이폰 판매가 줄면서 주가도 부진하다. 올들어 6%, 지난 12개월간 20% 이상 하락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