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CEO] 오성진 데스틴파워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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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진 데스틴파워 사장

데스틴파워는 우리나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전력변환장치(PCS)에서 실적 1위다. 2012년 경기도 판교에서 출발한 스타트업으로선 `선전`을 넘어 `이변`이란 평가가 나올 법하다.

업계는 이 회사 오성진 사장의 `실험`에 주목한다. 오 사장은 데스틴파워를 전력변환분야 첫 `플랫폼 기업`이라고 소개한다. 많은 중전기기업체가 PCS시장에 뛰어들지만 제품 개발에 애를 먹고 있다. 적용 분야가 조금만 바뀌어도 신제품 개발에 비용·시간 부담이 커지는 분야다.

데스틴파워는 PCS 핵심 모듈을 중심으로 애플리케이션에 따라 레고식으로 제품을 조립한다. 빠른 시간에 수요기업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 공급할 수 있다. 업계 첫 시도이자 이 회사 경쟁력의 원천이다. 데스틴파워가 10㎾ 소용량부터 2.4㎿ 대용량까지 ESS용 PCS 제품을 갖추게 된 이유다.

오 사장은 “전력변환장치는 ESS, 태양광, 항공 분야 등에서 수요가 늘고 있지만 핵심 기술·장치는 고정돼 있다”면서 “핵심 공통모듈을 기반으로 수요기업 요구에 맞는 새제품을 레고식으로 조립해 공급한다”고 말했다.

고객사도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한국전력 기술평가에서 경쟁 제품 대비 설치 공간이 적게 들고 미국 대기업 제품 대비 처리 속도가 3배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 적용 이후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지난 2013년 ESS용 PCS 관련 유럽 CE(Conformity to European)를 획득했다. 업계 물음표도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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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틴파워가 PCS를 공급한 ESS 단지 전경.

오 사장은 직원 25명 가운데 연구개발(R&D) 인력만 14명을 갖췄다. 자신도 엔지니어 출신이다. 1995년 포스코ICT 재직 당시 포스코 선재강편공장 2.25㎿ 압연용 속도제어장치 국산화를 주도했고 이후 이화전기에서 디지털 제어방식 무정전시스템(UPS)을 개발, 신기술 인증을 받았다.

오 사장은 2020년 매출 1000억 클럽 진입을 노린다. 지난해 매출은 81억원, 올해 목표는 160억원이다. 앞으로 4년 안에 6배를 불려야 한다.

오 사장은 “실현 가능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올해부터 해외 ESS시장도 공략한다. 한전, 포스코ICT와 함께 캐나다 전력사업자 파워스트림에 배전망용 마이크로그리드 설비를 공급했으며 LG CNS와 미국 뉴저지 주파주조정(FR)사업을 추진한다. 최근 한 대기업 출신 해외영업 담당임원도 영입했다.

태양광 사업에도 진출했다. 최대변환효율과 유로효율(유럽 측정방식 효율)이 각각 98.87%, 98.6%에 달하는 태양광 인버터를 자체 개발해 판매에 나섰다.

선박, 항공 시장 진출은 매출 1000억원 달성의 마지막 열쇠다. 부가가치가 높아 PCS제품의 `끝판왕`으로 불린다.

오 사장은 “시장 규모, 수익성 측면에서 반드시 뚫어야 하는 시장이지만 기술장벽도 높다”며 “우리 경쟁력이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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