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4주년 특집2-人]생각으로 세상을 바꾼 3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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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으로 세상을 바꾼 사람들

독특한 아이디어를 내놓거나 제안하면 `엉뚱한 사람` 취급 받기 일쑤다.

주변 사람은 콧웃음 치고 만다. 하지만 세상에는 없는 창조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는 이런 `괴짜`에게서 발명되거나 발견된다. 생각조차 하지 못하거나 생각에 그쳤던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과 서비스로 만들어 낸 3인이 진정으로 세상을 바꾸고 있었다.

△김희찬 제이디사운드 대표

“왜 디제잉 기기는 모두 비싸고 무거워야 하는 거지?”

김희찬 제이디사운드 대표는 남들이 다 당연하다고 여겼던 점에 의문을 제기했다. 음악을 사랑하고 항상 즐겨듣는 김희찬 대표는 클럽이나 공연장에서 쓰는 디지털 음원을 휴대형으로 쉽게 제작할수 있는 기기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비싸고 무거워 항상 고정돼 있는 고가 디제잉 기기를 스마트폰처럼 가지고 다니며 언제 어디서든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데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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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찬 JD사운드 대표

그 누구도 쉽게 생각하지 않았거나 감히 시도하지 않았던 생각인 만큼 난생 처음 JD사운드의 휴대형 디제잉 기기 `고디제이`를 보는 고객 반응도 뜨거웠다. 세계적인 가수도 휴대형 디제잉 기기에 “원더풀”을 외쳤다는 전언이다.

김희찬 대표는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 대다수 IT기기가 매년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발전하지만 음악기기 산업은 발전이 더딘 측면이 있다”며 “휴대형 디지털 디제잉 기기를 처음 선보이자 음악계는 물론 많은 글로벌 IT기업에서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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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디사운드

제이디사운드는 해외에서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제이디사운드는 주력 제품을 중심으로 해마다 20%씩 매출이 늘고 있다. 제이디사운드 매출 80%는 해외에서 발생한다. 미국, 일본, 중국, 중동 등 다양한 나라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김희찬 대표는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버튼 하나만 눌러 들리는 소리만 듣고 이 제품의 가치를 평가할 만큼 까다롭고 예민하다”며 “일찌감치 디지털음악 산업이 발달한 미국, 일본에서도 제이디사운드 제품이 인정을 받고 있다는 것이 쾌거”라고 전했다.

제이디사운드는 기존에 없었던 제품이 탄생하면 많은 사람들이 구매를 주저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잠자던 수요`를 깼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희찬 대표는 “실내에서 파티를 즐기는 문화가 있는 중동에서 고디제이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쉽게 상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오히려 새로운 수요가 생겨나고 있음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이디사운드는 기술력을 알리기 위해 해외전시회를 통한 마케팅에 공을 들인다. 매출 대다수가 해외에서 발생하는 만큼 해외 마케팅에 전력투구한다. 김희찬 대표는 거의 매달 한차례 이상 해외 전시회에 참석하고 해외 바이어 미팅을 갖고 있다. 9월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 가전전시회 IFA 2016에서는 유럽 최대 가전 유통사 유로닉스 부스 한 가운데 특별 초청을 받아 마케팅을 펼칠 기회를 얻었다.

6년차 벤처기업이 만든 제품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만큼 후발주자의 경쟁도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다.

김 대표는 “아무리 대기업이 자본을 토대로 카피캣을 만들려 해도 쉽게 따라 만들 수 없을 만한 기술력을 자부한다”며 “아직은 작은 변화를 만들고 있는 단계이지만 세계 시장을 무대로 디지털 음원계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킬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민 명지대 건축학부 공간디자인학과 1학년 학생

여고생이 낸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공군 조종사의 맞춤형 피로 해소를 위한 `헬스케어 캡슐`이 탄생했다. 이선민 명지대 건축학부 공간디자인학과 1학년 학생은 고등학교 2학년 시절 공군이 개최한 `아이디어 미술 공모전`에 이 같은 아이디어를 출품해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선민 학생이 개발한 헬스케어 캡슐은 성인이 1명 들어가 편히 누워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는 기기다.

조종사 신체 상태를 자동으로 파악해서 가장 적합한 환경에서 회복을 취할 최상 환경을 제공한다. 조종사가 헬스케어 캡슐에 들어가면 자동 센서가 뇌파, 체온, 맥박, 근육 긴장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한다. 이를 토대로 적절한 양의 산소와 음이온을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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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캡슐

이선민 학생은 “어릴 때부터 평택에 살았는데 동네 주변에 송탄 공군부대가 있어서 자연스레 공군 삶과 연계한 아이디어를 생각하게 됐다”며 “공군들은 비행 후 공중과 육지가 기압 달라 건강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강구하다 아이디어를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변 환경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호기심이 세상에 없던 제품을 만들어낸 경우다.

이선민 학생은 “아예 없던 것에서 무엇인가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었다”며 “기존에 있었던 것들을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공군은 정보화진흥원, 생산기술연구원과 함께 이선민 학생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방안을 논의한 후 지난해 6월에는 생산기술연구원, KT, 인성정보 등으로 구성한 대구시 컨소시엄을 캡슐 개발사업자로 선정했다. 이선민 학생 아이디어로 시작한 이 사업은 2017년 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예산은 약 24억원 정도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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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공간디자인학과로 대학교 신입생이 된 이선민 학생은 실내 공간 디자이너를 꿈꾸고 있다.

이선민 학생은 “처음에는 공간 꾸미기에 관심이 많아 디자인과 건축에 관심이 많았다. 수상을 계기로 공간을 직접 체험하고 이용하는 사용자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됐다”며 “미래 공간 디자이너가 되면 단순 공간 꾸미기 디자이너를 넘어서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의 만족도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현철 이놈들연구소 대표

손가락 끝에 귀를 대면 통화가 가능한 스마트 시계줄이 탄생했다. 삼성전자를 나와 창업한 최현철 이놈들연구소 대표가 고안한 아이디어를 통해서다. 이놈들연구소는 삼성전자 벤처기업 육성 프로그램인 씨랩 최초 스핀오프 기업이다. 이놈들연구소가 개발한 스마트시계줄 시그널(Sgnl)은 삼성 기어, 애플 워치 등과 같은 스마트워치뿐만 아니라 다른 일반 시계와도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시계를 착용하지 않는 사람은 제품에 포함된 체결부 액세서리를 연결해 스마트밴드로도 활용할 수 있다.

아이디어는 최현철 대표의 일상생활에서 도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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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들연구소의 시그널

최 대표는 “스마트워치를 자랑하던 한 선배가 스마트워치로 통화하는데 주변 사람이 통화 내용을 다 듣게 돼 민망해하는 경험을 봤다”며 “스마트워치 사용자가 더 많아지면 이 같은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스마트워치가 가진 불편을 해소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손가락을 통해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장치를 만들자고 다짐했다.

최 대표는 삼성전자 사내벤처 육성사업에 지원했고 아이디어 기술화를 실현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씨랩 과제 공모 프로그램에서 이 아이디어는 최우수 과제로 선정됐다.

최현철 이놈들연구소 대표는 “시그널은 음성 신호를 손가락 등 신체 부위를 통해 전달하는 세계 최초 신개념 통화 사용자경험(UX)을 적용했다”며 “음성신호가 제품에 장착한 체전도 유닛(Body Conduction Unit)을 통해 진동으로 1차 변환된다. 이 진동이 손끝을 타고 올라가 귀에 있는 공기를 울려 다시 소리를 만들어내는 원리를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사용자는 손끝으로 상대방 목소리를 듣는 한편, 제품에 장착한 마이크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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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기술은 현재 모두 특허 등록과 국제 PCT 출원이 완료된 상태다.

최현철 대표(CEO), 윤태현 최고기술책임자(CTO), 전병용 최고정보책임자(CIO 등 3명 공동 창업자는 모두 삼성전자 엔지니어 출신이다. 뇌공학, 하드웨어, 스프트웨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탄탄한 기술개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삼성 재직 당시 제품 아이디어에서부터 프로토타입 제작까지 함께해온 사이로 서로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속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끈끈한 팀워크를 가지고 있다.

시그널은 킥스타터를 통해 공식 출시돼 4시간 만에 목표 모금액 5만달러를 돌파했다. 크라우드펀딩 캠페인 종료일인 10월 8일까지 아직 수십여일이 남아 최종 후원 금액은 예상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기대된다.

최 대표는 “세상에 없는 아이디어가 세상을 조금이나마 편하고 윤택하게 바꿀 수 있다는 걸 확신한다”며 “앞으로도 이놈들연구소는 사용자 편의와 만족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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