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술로 최대 11K 수준의 초고해상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증착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 방식이 제안돼 눈길을 끈다. 무한대로 펼쳐지는 디스플레이 화질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가능성에 업계 관심이 집중됐다.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기업 선익시스템(대표 이영종)은 OLED 유기물을 증착하는 기존 선형 소스(Linear Source) 방식 대신 면 소스(Plane Source) 증착 방식을 적용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 8월 23일부터 26일까지 제주에서 열린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IMID)에서 발표했다.
황창훈 선익시스템 위원 주도로 개발 중인 이 기술은 증착된 미세한 패턴 박막끼리 겹쳐져 해상도가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현재 상용화된 OLED 패널은 577ppi지만 신기술을 적용하면 최고 11K 수준인 2250ppi까지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OLED 유기물은 선형 소스 방식으로 증착하는 게 일반적이다. 얇은 직사각형 형태로 나란히 노즐을 배치하고 열을 가하면 유기물이 증발해 상판 기판에 달라붙는다. 대면적의 경우 유기물 파우더가 든 크루시블(Crucible)을 이동시키며 박막 증착을 한다.
선익시스템이 제안한 면 소스 방식은 재증착 과정을 거치는 게 특징이다. 1단계로 기존 선형 소스 방식으로 증착하는 과정은 동일하지만 유리 기판이 아닌 메탈 시트에 증착해 박막 필름을 형성한다. 2단계로 메탈 시트에 증착된 박막 필름에 열을 가해 재증발 과정을 거쳐 기판에 최종적으로 유기물을 증착하는 것이다.
재증착 과정을 포함하므로 기존 선형 소스 방식보다 공정이 늘어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연구 결과 쉐도 현상이 줄어들어 고해상도에 탁월한 것으로 나타나 고해상도 OLED와 RGB 방식 OLED TV 상용화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선익시스템이 면 소스 방식을 제안한 것은 기존 선형 방식이 기체화된 유기물이 기판에 증착될 때 쉐도 마스크 때문에 각이 생겨 유기물 패턴이 겹쳐 증착되는 쉐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쉐도 앵글이 작아질수록 유기물이 중복돼 증착되는 구간(shadow distance)이 커진다. 쉐도 구간이 커지면 전체 해상도가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쉐도 앵글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쉐도 마스크의 두께를 줄이거나 노즐 형태를 바꾸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유기물 패턴의 쉐도 구간이 커지거나 중복 증착되는 현상 때문에 1000ppi 이상 고해상도를 실현하기 힘든 한계에 달했다.
황창훈 선익시스템 위원은 “새로운 면 소스 방식을 이용하면 유기물 쉐도 증착 구간을 기존 3.0마이크로미터(㎛)에서 0.37㎛로 줄여 약 8배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예측된다”며 “실제 OLED 생산 환경에서 추가적인 연구가 더 필요하지만 초고해상도 OLED와 대형 RGB OLED TV를 양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 OLED 증착 소스 기술 비교 (자료: 선익시스템)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