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세트 하나 사는데 지폐만 50장, 인플레이션이 부른 `카드결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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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행진하는 대학생 모습

베네수엘라의 인플레이션이 극심해지면서 햄버거세트 하나를 사는 데만도 최고액권 현금으로 지폐 50장이 필요해졌다. 화폐가치 폭락으로 현금 지불이 불편해지면서 풍선효과로 카드결제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KOTRA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무역관은 베네수엘라가 극심한 경제위기로 인한 하이퍼 인플레이션과 치안 문제 등으로 향후 카드결제기 시장의 성장이 예측된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의 화폐단위는 볼리바르로 최고액권은 100볼리바르다. 지난 2006년 화폐개혁으로 처음 등장했을 당시 환율은 1달러당 1.6볼리바르로, 100볼리바르는 60달러가 넘는 가치를 지녔다.

하지만 이후 살인적 인플레이션과 암시장 환율 폭등으로 현재 8월 기준 암시장 환율은 1달러당 1000볼리바르 수준이다. 100볼리바르 지폐 가치는 10센트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맥도날드 햄버거 세트 가격은 최근 5000볼리바르까지 치솟았다. 만약 현지 화폐로 햄버거 세트 1개를 구매하려면 최고액권인 100볼리비아로 지폐 50장이 필요하다. 4인 가족 햄버거세트를 현금으로 사려면 지폐 200장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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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는 지난 5월 햄버거 1개 가격이 한화로 약 20만원에 달한다는 AFP 보도가 전해질 정도로 경제위기가 심각하다.

카라카스 무역관이 글로벌윈도우에 공개한 정보에 따르면 민간에서는 1만 볼리바르의 고액권 지폐 발행을 요구하지만, 암시장 환율에 반정부 세력의 조작이 개입됐다고 보는 정부에서 이를 미룬다는 관측이다.

경제 위기로 인해 치안이 불안해지면서 소비자도 현금 소지보다 신용카드나 직불카드를 선호해 시중 노점·가판까지 무선 카드결제기를 설치할 정도로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체 카드결제기 보급현황에 대한 공식 자료는 발표되지 않으나, 관련 업계에서는 약 40만대가 보급됐다고 추측했다. 또 현지에 카드결제기 생산업체가 없어 해당 제품은 전량 수입에 의존해 미국, 멕시코, 중국, 프랑스 제품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카라카스 무역관 측은 “이미 카드결제기의 보급이 크게 증가한 상황이지만, 경제위기 심화로 인한 현지화의 화폐가치 하락과 치안불안 때문에 카드결제기의 수요는 앞으로도 증가할 것”이라며 “한국 제품이 유통된 적이 있으나, 현재는 수입되지 않고 있다. 수입업체들은 한국의 IT제품에 대해 신뢰가 높은 편으로, 품질이 뛰어날 것으로 기대하며 한국 회사와 관련 제품들에 관심을 보인다”고 전했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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