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세계적 리콜사태를 촉발한 일본 다카타 에어백의 위험성 경고를 이미 20년 전에 접하고 이를 사용해왔다고 미 언론이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26일(현지시각) 다카타 에어백 이전까지 GM에 에어백을 납품했던 미국-스웨덴 합작회사 오토리브(Autoliv) 관계자 말을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GM은 1990년대 말 당시 잘 알려지지 않은 일본 자동차부품업체 다카타가 저렴한 에어백을 내놓았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에 GM은 당시까지만 해도 에어백을 공급하던 오토리브에 “다카타처럼 저렴한 에어백을 개발할 수 있냐”고 문의했다.
당시 오토리브 선임 과학자였던 린다 린크는 “우리가 조사한 결과, 다카타 에어백은 핵심 부품인 팽창장치에서 위험 물질인 질산암모늄이 사용됐다”고 말했다.
에어백을 부풀리는 팽창제로 질산암모늄이 사용되지만 이 과정에서 생기는 습기 때문에 에어백의 폭발력이 과도해지고, 이로 인해 팽창장치 파편이 날아가 운전자를 다치거나 숨지게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까지 오토리브 수석 화학자로 일했던 로버트 테일러는 “우리는 GM에 분명히 말했다. 질산암모늄은 위험하니 쓰지않겠다”고. 그는 “하지만 GM은 우리가 더 저렴한 에어백을 만들어주지 않는다면 다카타 팽창장치를 구매하겠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다카타 팽창장치는 오토리브 것보다 30% 정도 더 저렴했다. 당시 오토리브 GM팀에서 일했던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는 GM이 다른 메이커에서 저가 팽창장치를 살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것은 위험한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한편 다카타 에어백 결함으로 발생한 차 사고로 지금까지 14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GM과 다른 16개 자동차 메이커를 통해 미국 내에서는 1억개 이상 다카타 에어백이 차량에 장착됐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다카타 에어백용 팽창장치 리콜 수량을 지난 5월 더 확대해 최고 6880만개까지 늘렸다. 2019년까지 계속되는 이 리콜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