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강달러 전환 증시에 부담 되겠지만 국제유가는 안정 기조 유지할 듯

이달 중순 1100원선이 무너진 원·달러 환율은 최근 미국 금리인상설이 불거지면서 1110원대 중반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이 올해 안에 가시화된다면 그동안 신흥국 시장에 몰려 있던 자금이 선진국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면서 달러도 그동안의 약세를 접고 강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1년 동안 원·달러 환율은 1200원선을 돌파한 적이 있지만 꾸준히 1100원대 중·후반을 지켰다. 이는 수출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해 전자, 자동차 등 주력 산업 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Photo Image
ⓒ게티이미지

실제로 지난해부터 국내 상장사 분기 실적이 매출은 줄어들지만 수익은 늘어나는 불황형 흑자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내수는 물론 수출까지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외형은 줄어든 반면에 환율 혜택을 본 수출 기업의 이익이 늘어나 `환율 장사`라는 오명까지 들었다.

반대로 이달 중순 1100원 아래로 떨어졌을 땐 수출 기업의 수익 악화로 국내 경기 급락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환율이 100원 떨어지면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기업은 앉아서 수천억원 손실을 봐야 한다.

하지만 원화 강세가 꼭 수출 부진으로 연결돼 주가가 하락하는 것도 아니다. 자동차를 예로 들면 경쟁 관계인 일본 엔화가 강세를 띠면 상황은 같아진다. 수출 환율은 경쟁국도 함께 살피는 게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반등하고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나오기 시작하면 강달러 전환은 시간문제라는 입장이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와 정책 간 불일치로 달러화 지수는 올해 박스권 움직임을 보였다”면서 “달러 약세 요인인 금리 인상 지연과 강세 요인인 미국 경기 회복 지속이 달러화 힘겨루기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그러나 3분기 미국 성장률이 3.1%로 강한 반등이 기대되는 가운데 유로화 약세 재개,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미뤄 볼 때 달러화는 강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변수 가운데 하나인 국제 유가는 최근 들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올 2월 배럴당 30달러선 아래인 26달러까지 내려가면서 세계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웠지만 이후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며 40달러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산유국들이 9월 26~28일 알제리에서 열리는 국제에너지포럼에서 비공식 회동을 가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40달러를 하회하던 유가는 40달러대 후반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Photo Image
ⓒ게티이미지

하지만 기대만큼 산유량 제한에 합의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란이 산유량 동결이나 감산에 합의할 가능성이 옅고, 사우디아람코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유가 안정을 위해 사우디가 석유 정책 변화를 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IPO는 2017~2018년으로 예상돼 정책 변화를 기대하기엔 아직 이르다.

강유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산유국들이 지나치게 낮은 유가에 방어 태도를 유지할 것이고, 9월보다 11월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의에서 공조 가능성이 열려 있어 유가는 하방경직성을 띨 것”이라면서 “미국 원유 생산량 회복 가능성이 남아 있고 9~10월 정제소 비수기와 맞물려 원유 재고량이 늘어나면 유가는 하락 압력을 받겠지만 조정을 보이더라도 40달러 안팎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