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대만에서 개막한 디스플레이 전시회 터치타이완에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깜짝 방문했다. 디스플레이 단일 전시회에 국가 수반이 직접 축사까지 한 것은 매우 이례다. 대만 정부가 디스플레이를 국가 기반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상징으로 보여 준다.
차이 총통은 “정부는 앞으로도 산업 발전에 필요한 인력, 전기, 물 등을 전폭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대만 디스플레이 산업은 정부의 지원을 업고 한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로 급성장했다. 중국과 함께 `차이완`(`차이나`와 `타이완`을 합성한 신조어)은 한국을 추월할 기세다. 중국 정부도 디스플레이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중국이나 대만이 부럽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지난해 디스플레이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이 대폭 삭감된 이후 멀어진 정부의 관심에 섭섭하다는 말도 많이 한다. 한때 반도체, 휴대폰과 함께 한국 경제의 삼두마차로 불리던 디스플레이 산업이 푸대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대만과 중국 정부가 디스플레이 산업에 목을 매는 이유는 분명하다. 디스플레이는 TV, 휴대폰뿐만 아니라 앞으로 자동차, 가상현실(VR), 가전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면 지속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금보다 더 큰 황금어장을 보고 미래에 투자한다.
산업 활성화는 정부 투자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정부가 관심을 기울이면 인재와 돈이 몰린다. 대만과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활기를 띠는 것도 비슷한 이치다.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에 정부의 관심이 멀어지면서 대학 연구소에서 연구 프로젝트가 잇따라 중단되고 있다는 뉴스는 씁쓸한 대조를 이룬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한국이 일본을 따돌리고 디스플레이 정상을 차지했듯 차이완이 머지않아 한국을 밀어낼 것이다.
우리나라는 더 좋은 기술과 인재가 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멀찌감치 앞서가고 있다. 국내 디스플레이 행사에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더라도 연구개발(R&D) 분야에 관심만 상징으로 나타내도 산업의 리더십을 지킬 수 있다. 세계 최강의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민국 정부가 좀 더 애정 어린 관심을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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