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3년째 내리막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연초만하더라도 도시가스 수요가 늘면서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보였지만 부진한 발전용 수요에 발목이 잡혔다. 민간발전업계 경영난이 도시가스업계에까지 파급되는 양상이다.
23일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LNG 누적 소비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 감소한 총 1894만1684톤으로 집계됐다.
도시가스 소비량은 1063만3917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 가량 늘었다. 반면 발전용은 3.8% 감소한 830만7766톤에 그치며 전체 하락을 이끌었다.
우리나라 LNG 소비량은 지난 201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데 이어 지난해도 내리막을 걸었다. 감소율이 매년 10%에 육박했다. 올해 들어 지난 1, 2월 강추위로 도시가스 난방 수요가 급증하면서 분위기가 일시 전환됐지만 발전용 수요가 빠지면서 상승세가 꺾였다.
하반기엔 수요가 줄 가능성이 더 크다. 도시가스 수요는 난방, 산업용 수요가 대분이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최근 기후를 감안하면 난방수요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용은 대체관계에 있는 액화석유가스(LPG), 석유제품과 가격 경쟁에서 쉽게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발전용 소비는 낙폭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원자력, 석탄화력 등 기저발전 비중이 늘면서 LNG발전소 가동 기회가 지난해보다 더 줄었다. 포스코에너지·SK E&S·GS EPS·동두천드림파워·포천파워·평택에너지서비스 등 민간발전 주요 6개사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72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6.9%나 줄었다. 매출 기준 1, 2위인 포스코에너지와 SK E&S 영업이익은 각각 82.3%, 80% 줄었고 동두천드림파워·포천파워·평택에너지서비스는 줄줄이 적자전환했다. LNG 소비도 그만큼 줄었다는 의미다. 폭염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로 가동률이 상승한 8월을 제외하면 하반기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도시가스 부문에서 1,2월 난방수요가 증가했지만 이후 5개월동안 내리 내리막을 걸었고 발전용 수요는 지난해 대비 매달 줄고 있다”며 “지난 30년 동안 LNG소비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였다면 앞으로는 장기 저성장 또는 감소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