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에 꽂힌 솔브레인…화장품·병원·건강관리솔루션 잇단 투자

반도체·디스플레이 재료 업체 솔브레인이 헬스케어 사업에 대대적으로 투자해 눈길이 쏠린다. 주력 사업과는 거리감 있는 헬스케어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운다.

Photo Image

22일 업계에 따르면 솔브레인은 최근 라이프시맨틱스 지분 24.99%를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3일 19억원을 들여 지분을 처음 취득한 뒤, 이후 규모를 총 50억원으로 늘려 계열사로 편입했다.

라이프시맨틱스는 2012년 9월 설립된 벤처기업이다. 건강관리 플랫폼을 개발, 서비스하고 있다. 건강관리 플랫폼은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측정되는 활동량이나 병원진료기록 등 개인 건강과 관련된 정보를 저장·공유하는 솔루션이다. 개인 건강 관련 정보를 통합·분석하는 기초가 돼 앞으로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가능케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기술이다.

솔브레인의 헬스케어 투자는 처음이 아니다. 솔브레인은 지난해 10월 제닉을 인수하며 처음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제닉은 화장품 마스크팩 제조사다. 국내외 화장품 브랜드와 홈쇼핑 등에 마스크팩을 공급(ODM·OEM)하고 있다.

IT 소재가 전문인 솔브레인과 무관한 업체지만 솔브레인은 제닉(지분 25.44%) 인수에 700억원을 들였다.

솔브레인은 이어 작년 연말에는 병원 전자의무기록(EMR) 솔루션으로 유명한 유비케어 인수에도 참여했다. 유비케어 인수를 위해 만들어진 특수목적회사(SPC) `유니머스홀딩스`에 194억원을 투자했다.

유비케어 사업은 헬스케어 중에서도 의료기관과 연관이 깊다. 유비케어 전자문서(EMR) 솔루션은 진단과 치료 등 병원 내에서 이뤄지는 모든 의료서비스 내용을 기록하는 데 쓰인다. 국내 최초로 EMR 솔루션을 개발했고, 시장 점유율이 45%에 달한다.

솔브레인이 화장품과 의료 관련 IT업체를 잇단 투자한 이유는 명확치 않다. 회사 관계자는 “이제 막 투자한 것이고 소규모이기 때문에 특별히 설명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헬스케어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지난 1년 남짓한 기간에 제닉, 유비케어, 라이프시맨틱스 3곳에만 9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정지완 솔브레인 회장은 1990년대 초반 반도체 재료를 국내 들여와 파는 무역업으로 회사를 시작했다. 이후 반도체 소재 제조를 시작으로 디스플레이·이차전지 소재 쪽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연매출 6000억원대 중견기업이 됐다.

하지만 소재 사업에 한계를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한때 매출 1조원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최근 몇 년간 실적은 6000억원대에 머물렀다. 2014년에는 오히려 실적 악화로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가기도 했다.

당시 절박했던 경영 상황을 반영하듯 회사는 2015년 경영방침을 `파부침주(破釜沈舟)`로 삼았다. 솥을 엎고 배를 가라 앉힌다는 의미다. 솔브레인은 지난해 실적을 다시 회복했지만 이 때 새로운 동력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했을 것으로 보인다. 솔브레인의 올해 경영 전략은 `호시마주(虎視馬走)`다. 창립 30주년을 맞은 올해 호랑이처럼 관찰하고 말처럼 힘차게 움직이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자료:사업보고서>

자료:사업보고서

<자료:사업보고서>

자료:사업보고서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 이종준기자 1964winter@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