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대기압 플라즈마` 식각·증착시대 열린다…에이피피 기술 고도화

디스플레이·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진공 장비 대신 일반 대기압에서 공정을 처리할 수 있는 기술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진공 플라즈마 기술은 해외 의존도가 높지만 대기압 플라즈마 기술은 아직 이렇다 할 선점 기업이 없다. 세계 시장에서 국내 기업 약진이 기대된다.

대기압 플라즈마 장비 기업 에이피피(대표 강방권)는 진공 상태가 아닌 대기압에서 디스플레이 식각·증착 공정을 할 수 있는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미 지난 2014년 국내 패널 제조사에 디스플레이 공정용 식각 장비를 공급했다. 올해 이를 고도화한 기술과 장비를 개발해 시장 확산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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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 기술은 디스플레이·반도체 식각·증착 단계에서 사용하는 핵심 기술이다. 고진공 상태에서 플라즈마를 이용해 다양한 핵심 공정을 처리한다. 진공 기술은 난도가 높아 미국, 독일, 유럽, 일본 등 해외의 관련 기술과 부품에 의존한다.

에이피피가 개발한 대기압 플라즈마 기술은 별도 진공 처리 없이 대기압 상태에서 플라즈마를 발생시켜 공정을 처리할 수 있다. 상온에서 플라즈마를 발생시키므로 별도 진공 장비가 필요없다. 생산라인 공간과 장비 구매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전체 디스플레이 생산 처리 공정 단계가 줄어 생산에 드는 비용과 시간도 줄일 수 있다.

문제는 수율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액정표시장치(LCD)보다 트랜지스터 수가 많아 파티클과 정전기 발생을 더 엄격히 제어해야 한다. 에이피피는 지난 2014년 국내 디스플레이 제조사 OLED 양산라인에 대기압 플라즈마를 이용한 무기막 식각 솔루션을 공급했다. 당시 공정 스텝 수를 줄이는 것은 물론 전체 수율이 높아지는 등 긍정적 결과를 도출했다.

에이피피는 올 하반기와 내년에 걸쳐 대기압 플라즈마 저변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그동안 대기압 플라즈마는 디스플레이·반도체 세정용으로 주로 사용됐다. 현재 테스트 중인 식각용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대기압 플라즈마 기반의 증착 기술도 더 고도화한다는 목표다.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외에 의료 등 다양한 산업으로 영역 확대도 꾀한다. 에이피피는 피부 미용, 치아 미백, 살균, 아토피 치료 등에 사용할 수 있는 대기압 플라즈마 기술과 장비를 개발했다. 아토피 치료기 등은 이미 양산해 판매 중이다.

강방권 에이피피 대표는 “에이피피는 표면 처리용 대기압 플라즈마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왔다”며 “그동안 연구개발하며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반도체 세정 분야는 초기 습식 세정이 위주였으나 진공 플라즈마가 도입된 뒤 건식 세정 방식이 빠르게 일반화됐다”며 “대기압 플라즈마도 초기 확산이 더딜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기술을 고도화하면 식각·증착 등 핵심 분야에서도 강점을 인정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기압 플라즈마 기술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강 대표는 “해외가 주도하는 진공 기술과 달리 대기압 플라즈마 분야는 표면처리 분야 외에 눈에 띄는 양산 적용 사례나 선도 기업이 없다”며 “에이피피가 가장 앞선 기술로 시장 확산을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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