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마그네틱 단말기 복제 사고…전환 더딘 IC카드 단말기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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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5일 직장인 신씨의 씨티카드가 일본에서 23만원가량 부정 사용돼 결제알림 메시지가 발송된 모습.

#직장인 신아무개씨는 자정 12시 연쇄적으로 울리는 카드결제 알림 메시지에 놀라 잠에서 깼다. 지갑에 해당카드가 있었지만 일본 로손 편의점 등에서 23만6775원이 결제됐다는 알림이었다. 한국 내 단말기에서 유출된 카드정보를 위변조해 해외에서 부정 사용된 것이다. 신 씨는 “빈번하게 일어나는 카드 부정사용 사고 때문에 카드사용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이 바뀌었고 앞으로는 간편결제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도 믿지 못하겠다”며 토로했다.

지난달 씨티카드 사용자들이 해외 부정사용 피해를 입은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카드 사용자 9명이 지난달 25일과 26일에 걸쳐 총 190여만원 해외 부정사용 피해를 입었다.

씨티카드 관계자는 “고객과 접촉해 몇 가지 사실 관계 확인 후 해당 거래는 청구서에 포함하지 않는 방법으로 모두 보상 처리할 예정”이라며 “카드정보는 범인이 대한국민 내 영세규모 할인마트 가맹점 단말기에서 취득한 카드 정보를 가짜 카드에 정보를 입혀서 일본에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카드 위·변조는 식당, 주유소 등에서 카드복제기(스키머)를 이용한 복제나 해킹을 통해 빼낸 카드정보를 가지고 제작된다. 카드 위·변조를 이용한 사기 거래는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스키머를 악용해 카드정보를 빼내 복제카드를 만들어 악용하는 사례들이 등장하면서 집적회로(IC) 단말기로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영세가맹점 카드 단말기를 보안성이 높은 IC 단말기로 무료로 교체해주는 사업이 진행 중이지만 속도가 더딘 것으로 파악됐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와 여신금융협회는 카드사에서 1000억원 기금을 투입해 올 1월부터 IC단말기 교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다만 교체가 필요한 영세 가맹업자 리스트를 전부 파악하기 어렵고 영세 가맹업자의 경우 IC단말기 교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적극적으로 교체사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총 카드 부정사용액 중 카드 위·변조 비중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05년 13%였던 카드위변조 비중은 지난 2014년 41%로 28%P 급증했다. 그러나 국내 IC단말기 전환률은 58.2%(2014년 기준)에 불과하다. 프랑스, 네덜란드, 영국 등 유럽에서는 IC단말기 전환 완료 후 카드 위·변조가 큰폭으로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기존 캣(CAT) 단말기나 포스(POS) 단말기는 카드결제를 하면 정보가 그대로 생성돼 해킹할 경우 카드정보가 그대로 빠져나간다”며 “그러나 IC단말기는 암호화된 카드정보가 생성되기 때문에 암호해독장치가 있지 않는 한 정보유출이 어려워 보안성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어 “결제건수가 많은 대형가맹점부터 IC단말기 전환을 추진 중으로 2018년 7월까지 모든 가맹점에서 교체를 완료할 것”이라며 “영세가맹점 IC단말기 전환을 조속히 진행하기 위해서는 기존 밴(VAN)사업자 등 이해당사자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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