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청 압수 가상자산 민간 수탁사업을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맡게 됐다. 국내 주요 디지털자산 보관·인프라 사업자들이 대거 뛰어든 공공 가상자산 수탁사업에서 두나무가 1순위에 오르면서 사실상 사업권을 확보했다. 향후 검찰·관세청·지방자치단체 등으로 확산될 압수·압류 가상자산 외부 위탁 시장에서도 거래소 기반 커스터디가 주요 축으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8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경찰청은 압수 가상자산 민간 수탁사업자 선정을 위한 제안평가를 진행한 결과 두나무를 1순위 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경찰청은 후속 협상과 계약 절차를 거쳐 최종 사업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사업 규모는 2억6700만원으로, 계약 기간은 1년이다. 앞서 경찰청은 지난해 8000만원대 규모로 압수 가상자산 위탁보관 사업 입찰을 진행했지만 수차례 유찰됐다. 이후 예산을 세 배 이상 늘리고 일반 경쟁입찰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주요 커스터디·인프라 사업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번 사업은 수사 과정에서 압수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외부 전문기관에 맡겨 보관·관리하기 위한 것이다. 수사기관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분실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보관 체계 개선 필요성이 커졌다. 정부가 공공기관의 가상자산 외부 위탁 보관 근거를 마련한 이후 국세청에 이어 경찰청도 민간 수탁 체계 구축에 나선 것이다.
이번 입찰에는 업비트 커스터디, 케이닥(KDAC), 비댁스, 코다(KODA), 헥토월렛원, DSRV 등 주요 디지털자산 보관·인프라 사업자들이 참여했다. 기존 커스터디 전문 업체뿐 아니라 지갑·인프라·보안 기반 사업자까지 경쟁에 뛰어들면서 공공 수탁시장 선점을 둘러싼 관심이 컸다.
두나무는 기술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어 1순위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며 쌓은 24시간 운영 체계와 보안·관리 인프라가 평가에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경찰청 사업은 압수 가상자산의 안전한 보관뿐 아니라 입출고 대응, 사고 발생 시 손실 대응 체계 등 운영 안정성을 중요하게 본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수탁 수요는 경찰청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범죄 수사 과정에서 가상자산을 압수하는 검찰, 관세청, 해양경찰청 등 수사·단속기관은 물론 체납 징수 과정에서 가상자산을 압류하는 지방자치단체까지 외부 위탁 보관 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 이번 경찰청 사업은 향후 공공기관이 압수·압류 가상자산을 어떤 방식으로 보관할지 가늠하는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다만 거래소 기반 사업자가 공공 수탁시장에 진입하면서 제도 정비 필요성도 커질 전망이다. 현행 특정금융정보법상 가상자산사업자는 매도·매수, 교환, 이전, 보관·관리, 중개·알선 등을 영업으로 하는 자다. 거래소는 고객 매매와 교환을 처리하기 위해 이들 기능을 함께 신고해 운영한다. 향후 공공·기관 수탁시장이 커질 경우 거래소의 보관·관리 기능과 독립 커스터디 사업의 범위를 어떻게 구분할지가 과제로 남는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검찰, 관세청, 지방자치단체 등으로 수탁 수요가 확대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