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사와 가전사가 초고화질(UHD)TV 안테나 내장 문제로 극한 대립을 지속하고 있다. 양측이 진행 중인 안테나 협상이 파국에 이르렀다.
지상파 방송사와 가전사 모두 타협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내년 초 지상파TV UHD 본방송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상파 방송사와 가전사는 방송통신위원회 주관으로 UHD 수신환경 개선을 논의했지만 협상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방통위 주관 연구반은 파행 상태다.
협상이 중단된 건 UHD 안테나 내장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이 때문이다. 지상파방송사는 가전사에 UHD TV에 안테나 탑재를 요구했다. 내년 2월 시작되는 UHD 본방송 직접 수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안테나 내장이 필수적이란 입장이다.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많은 국민이 지상파 방송을 보기 위해서는 안테나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며 “안테나 내장은 UHD 방송을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지상파TV 직접 수신율은 5~6%에 불과하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사는 안테나 내장을 반대한다. 단일주파수방송망(SFN) 안테나가 내장된 TV가 수신 개선 효과가 낮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탑재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송수신 테스트가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SFN은 기존 HDTV에 사용된 다중주파수망(MFN)보다 방식이 더 복잡해 음영지역이 더 나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UHD TV에 들어가는 SFN 안테나는 처음 쓰이기 때문에 가전사 입장에서는 잘 나오는지 수신 환경 테스트가 선행돼야 하는데 지상파가 이를 허용하지 않으니 우리도 협상을 지속할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가전사는 안테나를 TV에 내장하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지상파방송사는 “현재 SFN 송수신 환경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가전사가 수신환경 테스트를 하자는 주장은 안테나 장착 논의를 아예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상파 방송사는 가전사가 입장을 고수해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없어졌다며 협상 결렬 이유를 밝혔다.
내년 2월 지상파 UHD TV 본방송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방통위는 수신 환경 개선 연구반을 통해 늦어도 9월까지 안테나 내장 문제 결론을 내릴 계획이었다. 현재 연구반은 개점휴업 상태다. 지상파 방송사와 가전사는 상대가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UHD TV 안테나 협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양측의 갈등이 장기화될 공산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