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선도대학육성사업 성과 우수 사례]<4·끝> 한국산업기술대

한국산업기술대(KPU·총장 이재훈)가 제조·학생·교수 창업의 산실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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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기술대 모바일IT기반 창업동아리 `make-it`팀이 SNS를 활용해 창업아 이템을 홍보하고 있다.

국내 최대 산업단지인 경기도 시화·반월 국가산업단지에 설립된 산업기술대는 친기업가 대학 성향이 짙다.

2011년 중소기업청으로부터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창업선도대학에 선정돼 6년째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산업기술대는 창의성 창업 문화를 확산시키면서 젊은 창업 기업을 양성해 왔다.

창업선도대학 선정 이후 147개 창업 기업과 367명의 신규 고용, 214억원의 매출 성과를 창출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주목할 점은 배출 기업의 60%에 이르는 86개 기업이 제조 분야 창업, 32%가 학생 창업기업이라는 점이다.

대체로 어렵다고 알려진 제조 분야 창업과 청년 창업이 산업기술대에서는 활성화돼 있다. 제조 분야 창업이 활발한 이유는 대학이 중소기업이 집중된 수도권 서남부에 위치, 지역 특성상 제조 관련 중소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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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기술대는 창업을 준비하는 학생이 24시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회의공간과 시제품 제작 장비를 갖춘 `IH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응급침상 개발 기업인 인투이타는 산업기술대가 배출한 창업기업이다. 현재 엘리베이터 내에서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응급처치를 할 수 있도록 고안된 응급침상을 개발하고 있다. 엔젤투자자와 벤처캐피털(VC)을 통해 1억7000만원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에는 11억원 매출도 올렸다.

학생 창업도 활발하다. 산업기술대는 2011년 이후 학생 창업기업을 총 47개 배출했고, 일자리 130개를 창출했다.

동문 출신 청년 창업 기업 가운데에서는 고윙, 링크솔루션, 에스파우치, 그린트랙 등 활동이 눈부시다.

고윙(대표 김현준)은 카메라 렌즈 홀더 개발로 지난해 8억5000만원, 에스파우치(김준형)는 기능성 스마트 단말기를 개발해 4억원의 매출을 각각 거뒀다.

링크솔루션(최근식)은 3D 프린터 기업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자동차 범퍼, 도어 등 부품을 출력할 수 있는 대면적 3D 프린터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올해 말 시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 대학 윤원수 교수(기계공학과)가 창업한 티앤알바이오팹은 의료계가 주목하는 기업으로 떠올랐다. 3D 프린팅 기술을 기반으로 의료 바이오 분야와 접목해 맞춤 의료 시대를 열어 가고 있다. 세계 수준의 생분해성 의료 재료를 개발, 엄격하기로 이름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다. 포항공대와 서울성모병원 연구팀은 티앤알바이오팹이 개발한 의료 재료로 환자 맞춤형 안면 윤곽 재건 수술에 성공했다.

티앤알바이오팹은 최근까지 총 120억원의 자금을 유치할 정도로 의료계와 투자업계로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산업기술대 창업지원 프로그램의 특징은 창업 단계별 프로그램이 긴밀하게 연계돼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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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기술대 창업동아리 `MO-D`팀이 학교 창업지원본부에서 제공한 공간에서 창업아이템의 프로토타입 제작을 위한 회의를 하고 있다.

창업강좌, 창업동아리, 창업경진대회 등 다양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학생 창업을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거친 우수 아이디어와 기술은 학교에서 특허출원을 돕고 시제품 제작 및 기술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춰 지원한다.

단순히 창업 기업뿐만 아니라 졸업 기업에 대해서도 후속 지원함으로써 졸업 기업 생존율을 높이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풍력발전 블레이드 기업인 미래에너지는 창업 이후 사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가 산업기술대 후속 지원사업인 `기업진단 및 사업 아이템 기술 검증 멘토링`을 통해 중기청으로부터 창업 성장 기술개발사업 1인 창조기업 과제에 선정돼 지원금 5000만원을 받았다.

원상묵 미래에너지 사장은 “정부 과제에 계속 떨어지면서 아이템에 대한 자신감이 줄었는데 창업지원단으로부터 멘토링을 받으면서 문제점을 파악하고 보완해 사업에 선정될 수 있었다”며 학교 측에 고마움을 전했다.

산업기술대 출신 창업가 모임인 `청년 창업 징검다리 교류회`도 이 대학의 창업 선순환 확산에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선배 창업가가 지속해서 멘토링해 창업 동아리의 체계화한 관리 방향을 수립하는 한편 학교에 창업장학금 기탁과 창업 현장 실습 공간을 제공, 후배 창업자가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끈다.

2012년 당시 이 대학 재학생이던 이헌규, 이훈성씨는 이 프로그램의 수혜자다. 당시 창업에 도전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던 이들은 청년 창업 징검다리 교류회에 참여하면서 재기의 기회를 얻게 됐다. 선배 창업가인 김준형 에스파우치 대표로부터 취업 제의를 받고 현재 이 회사에 입사, 실패 원인을 뒤돌아보며 재도전의 꿈을 키우고 있다.

산업기술대는 올해 `기업가 대학, 스타트업 KPU`를 창업선도대학 비전으로 내걸었다.

앞으로 창업선도대학 육성 사업이 종료되더라도 지속 가능한 창업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창업 연계 전공 개설, 친창업 학사제도를 확립하는 등 자립화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스타 창업기업도 육성한다.

산업기술대는 올해 기업가치 100억원 이상 청년 스타 기업 `K 유니콘 클럽` 육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5개사를 배출한다는 방침이다.

K유니콘 클럽에 선정된 청년 창업기업은 장학금, 창업 공간, 사업화 자금 등 학교로부터 파격 지원을 받는다.

산업기술대는 시화 멀티테크노밸리(MTV)에 구축하고 있는 제2캠퍼스에 2018년 개소를 목표로 `하드웨어 스타트업 캠퍼스`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재훈 총장은 “국내 최고를 넘어 글로벌 창업 명문 대학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시흥=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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