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가 배낭형(백팩)이나 태양광 등 차세대 기지국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는 연구개발(R&D)을 연말까지 완료한다. 재난·재해 초기 대응에 필요한 기지국 운용 8시간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재난·재해나 산간벽지에서 운용하는 차세대 기지국 성능 개선에 착수했다. 위급 상황에서 기지국을 운용해야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동안 전력을 공급해야 한다.
SK텔레콤과 노키아는 배낭형 롱텀에벌루션(LTE) 기지국 운용 시간을 두 배로 늘린다. 현재 2시간 동안 가동할 수 있다. 성인 남성 팔뚝만한 보조 배터리 하나를 추가할 수 있다. 배터리를 교체하면 4시간 동안 쓸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배낭형LTE 기지국 전력 소모량을 절반으로 줄여 배터리 하나당 운용 시간을 4시간으로 늘릴 것”이라며 “보조 배터리 교체로 최대 8시간 운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재난·재해 발생 초반 대응에 8시간을 확보하면 기지국 추가 투입 등 후속 조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성능이 개선된 배낭형 LTE 기지국을 내년 초 선보인다.
KT가 재난안전통신망 구축 사업에 투입할 백팩 LTE 기지국은 전력 공급을 다변화한다. KT 백팩 LTE 기지국은 배터리 하나로 1시간 정도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보조 배터리까지 고려하면 최대 운용시간은 2시간이다. KT는 배터리 외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백팩 기지국에 공급할 계획이다. 백팩에 태양광 패널을 적용하기 때문에 해가 떠있는 시간 동안에는 배터리 전력을 소모하지 않는다.
KT 관계자는 “배터리 용량을 늘리면 무게가 함께 늘어나 이동형 기지국에 적합하지 않다”며 “태양광으로 전력을 생산해 부족한 기지국 운용 시간을 감당하는 방식으로 개발 방향을 잡았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성능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산간벽지 등에 설치하는 태양광 기지국이 대상이다. 현재 LG유플러스 태양광 기지국은 시간당 300W를 사용한다. 이론상 24시간 운영이 가능하다. 구름·안개 등 지역적 특성이나 장마 등 우천 기간이 지속되면 기지국 전력을 계속 공급할 수 없다. 자체 네트워크관리시스템(NMS)으로 시간대별 전력 사용 시간을 달리 하더라도 12시간 이상 유지하기 힘들다.
LG유플러스는 ESS 성능 개선 뿐 아니라 기지국에 들어가는 통신장비 전력 소모량을 줄이고 있다. 적은 전기를 사용해 오랫동안 기지국을 운용하는 게 목표다. ICS 중계기, 무선 브릿지, 무선 백홀 등 통신 장비 전력 사용량을 시간당 150W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업계는 통신사 기지국 전력 효율화 기술이 통신망 전체에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재난망이나 친환경용 기지국을 활용한 통신시장 자체 규모가 작다. 하지만 기존 기지국 전력 소모량을 줄이는데 적용한다면 투자 가치가 높다는 분석이다. 재난망과 친환경 기지국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하는 만큼 새로운 시장 창출도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나라보다 재난망 등 차세대 기지국 개발 속도가 빠른 편”이라며 “새로운 기술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것도 통신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신 3사 차세대 기지국 성능 개선 현황 (자료 : 각사 취합)>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