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으로 흔들림 없는 360도 가상현실(VR) 영상을 촬영하는 시대가 열렸다. 카메라 흔들림을 잡아주는 VR 전용 짐벌이 국산 기술로 개발됐다. 기체가 움직여도 흔들림 없는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실제 방송 촬영에도 투입됐다. 항공 촬영에 VR 도입이 확산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올인게이지(대표 남기혁)는 360 VR 콘텐츠 전용 항공 촬영 짐벌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짐벌은 카메라를 지지하는 촬영장비 일종이다. 액션캠이나 드론 카메라에 부착해 흔들림을 보정한다. DJI 팬텀 시리즈 같은 항공촬영 드론 대부분이 짐벌을 기본 탑재하는 추세다.
드론용 360 VR 카메라에 쓸 수 있는 짐벌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는 짐벌 없이 여러 대 액션캠을 둥글게 이어붙여 360 VR 영상을 촬영했다. 드론이 움직일 때 영상이 흔들리는 문제가 있었다. 이 때문에 바람이 적은 날 고정 시야 위주로 촬영해야 했다. 항공 촬영 최대 강점인 역동성을 살리기 어려웠다.
올인게이지 짐벌을 장착하면 드론 기체가 움직이는 와중에도 VR 영상을 찍을 수 있다. 역동적인 드론 비행과 VR 영상을 결합할 수 있는 셈이다. 여러 대 액션캠으로 구성된 VR 카메라 `리그`와 기체 사이에 짐벌을 장착하면 된다. 짐벌이 기체 움직임과 카메라 진동을 인식해 촬영 영상을 보정한다.
올인게이지는 DJI 공식 수입사 `멀콥` 후신이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드론을 활용한 360 VR 촬영을 선보였다. 진동, 시야 한계 등 항공 VR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용 짐벌을 개발했다. DJI 수입사 최초로 직영 사후서비스(AS)를 실시한 드론 기업이다. 항공촬영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사명을 변경했다.
올인게이지 시스템을 활용한 방송 프로그램도 조만간 전파를 탄다. 독도와 울릉도를 촬영한 한국방송(KBS) 다큐멘터리에 VR 카메라와 짐벌, 드론 시스템이 투입됐다. 독도 상공을 자유자재로 비행하며 VR 영상을 촬영했다. KBS 방송으로 짐벌 성능이 검증될 것으로 기대했다. 드론 기업이나 촬영 대행업체에 짐벌만 별도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남기혁 올인게이지 대표는 “드론에 VR 카메라를 단순 부착하는 수준을 넘어 드론이 비행하는 와중에도 흔들림 없는 최상의 영상을 얻을 수 있게 됐다”며 “이제는 VR 영상에서도 드론과 항공 촬영의 역동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