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으로 범죄 막을 수 있을까…대검, 범죄예방체계 컨설팅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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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는 범죄를 예측해 미래 범죄자를 긴급 체포하는 치안시스템 `프리크라임`이 등장한다. 프리크라임은 앞날을 내다보는 능력이 있는 예지자가 핵심이다.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예지자 역할을 인공지능(AI)이 대신한다면 현실에서도 범죄를 막을 수 있을까.

검찰이 늘어나는 흉악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범죄 예방 체계를 구축한다. 과거 범죄 유형을 분석, 사전에 징후를 파악하고 2차 범행을 막는다.

대검찰청은 연말까지 한국정보화진흥원(NIA), 민간 컨소시엄(브이티더블유, 이씨마이너)과 지능형 범죄예방 협업체계 구축 컨설팅 사업을 진행한다. 사업은 지난달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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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목적은 흉악범죄 선제 예방 체계 확립이다. 정부 차원의 인력·예산 투자 확대에도 성폭행, 강도 등 흉악범죄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하다. 최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매개로 한 범죄도 늘었다.

치안 인력 증원, 폐쇄회로(CC)TV 확대 등 기존의 예방 활동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범죄 예방 정보분석 과학 시스템을 구축,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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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보유하고 있는 각종 범죄 자료를 분석, 예방 체계 기반을 조성한다. 기소 때 작성하는 공소장이 주요 분석 대상이다. 공소장에는 범행 동기부터 준비 과정, 수법, 범죄 내용, 행동 패턴 등이 자세히 담긴다. 종전에는 일반 문서(HWP)로 작성돼 개별 내용을 통합 분석하기 어려웠다. 범죄 분석이 필요하면 기존 기록물을 수작업으로 분석해야 했다. 기존 형사사법업무시스템은 단순 통계 산출에 머물렀다.

대검은 컨설팅 사업으로 공소장을 비롯해 비 구조화된 사건기록물에 담긴 내용을 분석하는 기술과 기법을 연구한다. 단순히 특정 키워드가 아니라 문맥·맥락까지 텍스트마이닝을 시도한다. 사건 정보를 추출해 수법·동기·행동패턴 등을 분석한 후 범죄 동향, 위험 지역, 후속 범죄 등 위험 가능성을 예측한다. 이를 기반으로 관계 부처·기관과 교육·단속을 실시하고, 위험·취약 지역에 범죄 예방 디자인을 도입한다.

관건은 방대한 데이터가 담긴 기록물 내용을 얼마나 면밀히 분석하느냐다. 대검은 800여종에 이르는 비정형 또는 반정형 문서를 텍스트 분석 대상으로 제시했다. 자연어와 복잡한 문장으로 작성된 검찰 기록물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추출하고 의미 있는 분석 정보를 내놓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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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관계자는 “기술상 어느 정도 가능한지를 컨설팅 사업으로 알아볼 것”이라면서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내년에 본 사업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정 개인의 범죄를 분석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 정보는 분석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문서 분석 과정에서 개인 정보가 혼용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호준 SW/콘텐츠 전문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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